아이슬란드에서 식료품 쇼핑하기

아이슬란드에서 음식을 사려면 어디서 사야 할까요? 가장 괜찮은 가격인 곳은 어디 일까요? 어디가 다양하고 신선한 음식을 팔고 어디가 꼭 피해야 할 곳일까요? 아이슬란드에서 식료품을 살 때 알아 두어야 할 점에 대해 모두 알려드립니다.

아이슬란드의 슈퍼마켓에 대한 첫 인상은 대부분 아무리 봐도 비싸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슬프게도 이런 비싼 식료품 가격을 법적으로는 어쩌할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쇼핑을 가기 전에 미리 좀 알아두고 가면 돈도 아낄 수 있고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지요.

레이캬비크(Reykjavík)에는 다양한 제품, 규모, 가격대를 가진 슈퍼마켓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선택지는 줄어들고 맙니다.

대부분의 아이슬란드 슈퍼마켓은 다양하고 신선한 생선, 고기, 과일, 채소를 판매합니다. 하지만 경험상 보면 저렴한 가게일수록 제품 종류도 덜 다양합니다. 비싼 가게는 비싼 만큼 저렴한 가게에 비해 다양한 제품 종류와 서비스로 보여주는 법이죠.

대개 아이슬란드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식료품들은 영어와 아이슬란드어 둘 다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게들은 아이슬란드 화폐만 받죠, 물론 유명 신용카드, 체크카드도 받습니다. 아래의 표는 아이슬란드의 유명 슈퍼마켓들 간의 가격 비교 표입니다.

아이슬란드 노동청(ASÍ)에서 2016년 5월 조사한 식료품 가격. 초록색 표시는 최저가격, 붉은색 표시는 최고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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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슈퍼마켓

보너스(Bónus)는 아이슬란드 전역에 3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가장 대중적인 슈퍼마켓입니다. 

보너스는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은 최소한으로 꾸미고 대기업 만큼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대형 슈퍼마켓 입니다. 경쟁업체들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고 언제나 거의 모든 조사 결과에서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저렴한 슈퍼마켓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보너스는 주중과 주말 모두 뚱뚱한 돼지저금통이 그려진 노란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이 힘들게 번 돈을 행복하게 쓸어 담는 독점기업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듯 하네요.

장점: 가격, 다양한 기본 식료품, 접근성

단점: 서비스, 생선과 고기의 신선도가 떨어짐

크로난(Krónan)은 보너스 보다는 약간 더 비싸지만 확실히 더 다양한 식료품을 판매합니다. 다양한 유기농, 무방부제 식료품들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비싸서 구매하기는 좀 마음이 아프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구매 안하기도 마음이 아픈 제품들이죠.

크로난은 전국적으로 2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주중, 주말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업합니다.

장점: 가격, 유기농 제품, 기본 식재료, 접근성

단점: 서비스

네토(Nettó)는 털실, 화장실 변기 커버 등의 다양한 일상용품과 꽤 저렴한 식재료, 여러분이 처음 볼 지도 모르는 신기한 과일과 야채들을 판매하는 준 백화점입니다.

네토 매장은 주중과 주말 모두 영업합니다. 그리고 어떤 지점은 24시간 열려있는 곳도 있습니다. 밤새 뜨개질을 하다가 털실이 부족하면 바로 달려가서 살 수 있는 최고의 장소죠.

장점: 영업시간, 접근성, 제품 다양성

단점: 서비스, 생선과 고기의 신선도가 떨어짐, 기상천외한 야채코너

중간 가격대 슈퍼마켓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몽환적인 배경음악 덕에 냉동식품 코너에서 시원하게 잠이 들 수도 있을 것만 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하그카웁(Hagkaup)입니다. 이 곳에서 쇼핑을 하다 보면 엄청나게 큰 엘리베이터 안에 영원히 갇혀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렴한 옷에서 비싼 화장품, 다양한 식자재 등 엄청나게 다양한 제품들 사이에서 하그카웁은 아이슬란드의 유일한 고급 대형 슈퍼마켓입니다.

저렴한 슈퍼마켓들 보다는 확실히 더 비싸지만 대부분 24시간 영업하며 스태프들도 더 친절합니다.

장점: 서비스, 접근성, 다양성, 영업시간, 제품 신선도

단점: 가격, 괴상한 엘리베이터 음악

코스투르(Kostur)는 미국에서 수입된 상품들을 대량으로 크게 포장하여 저렴하게 팔며, 뜬금없이 신기한 제품들이 많이 있는 곳입니다.

코스투르에서 판매하는 엄청난 양의 고지방, 고탄수화물, 그리고 가공 설탕이 들어간 식품들은 보기만 해도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위험도가 높아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코스투르는 코파보구르(Kópavogur)에 위치해 있으며 주중과 주말 모두 영업합니다.

장점: 독특함

단점: 접근성, 식품 질이 대체적으로 떨어짐

노아툰(Nóatún)은 한 때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 체인이었으나 최근 몇 년간 규모를 급격히 줄여 지금은 레이캬비크의 아우스투르베르(Austurver)에 매장 하나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노아툰은 꽤 비싼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친근한 구멍가게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점심 시간에는 따뜻한 식사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장점: 서비스, 접근성, 다양성, 영업시간, 상품 질이 좋음

단점: 가격, 위치

비싼 슈퍼마켓

다양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 건강한 식재료 쪽에 초점을 맞춘 비디르(Víðir)는 아이슬란드 슈퍼마켓들 사이에서 특별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디르는 확실히 일반 슈퍼마켓들 보다 비싼 곳으로 여겨지고 이 곳 제품들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제 값을 주고 살만 한지는 논쟁거리입니다.

레이캬비크 지역에 3곳의 비디르 매장이 운영 중이고 매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합니다.

장점: 서비스, 신선한 과일과 채소

단점: 가격 

여러분의 식재료 비용을 50% 더 지출하게 하는 10-11입니다. 병원 불빛처럼 초록색 불빛을 자랑하는 이 프랜차이즈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비싼 슈퍼마켓을 꼽는 리스트에서 늘 1위를 지켜 올 법한 곳입니다.

사실 레이캬비크 시내에 있는 3곳의 10-11매장들은 밤이 되면 몰래 전자 가격표를 바꿔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비싼 정크 푸드를 밤이 되면 평균적으로 8%정도 가격을 올려 팔아 왔던 것이 적발된 것이죠.

아마도 10-11에서 직접 돈을 주고 사는 것 보다는 슬쩍 하는게 더 이성적인 행동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덕분에 10-11은 계산대 직원에서부터 식품 코너 직원까지 모두 혹사당하는 보안요원으로 이루어져 있죠.

장점: 접근성

단점: 가격, 다양함,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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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멜라부딘(Melabúðin), 수누부딘(Sunnubúðin), 페투르스부드(Pétursbúð), 쾨트보르그(Kjötborg)는 마지막 잎새와 같다 할 수 있습니다. 레이캬비크에 있는 이 작은 구멍가게들은 기업들이 개인 사업자들의 자리를 차지하는 세상 속에서 천천히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각각의 가게들은 모두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절한 고객 서비스와 독특한 매장 분위기는 대형 슈퍼마켓의 독점이 만들어 낸 작은 가게의 비싼 가격을 커버하고도 남습니다.

정직함, 공정한 거래, 아이슬란드의 경제와 문화적 역사를 더 알고 싶으시다면 사라져가는 레이캬비크의 구멍가게를 만나 보시면 좋을 겁니다.

쾨트보르그(Kjötborg)는 마우바흐리드 26(Mávahlíð 26)
멜라부딘(Melabúðin)은 아우스바틀라가타 19(Ásvallagata 19) 
페투르스부드(Pétursbúð)는 라우나르가타 15(Ránargata 15)
수누부딘(Sunnubúðin)은 하가멜루르 39(Hagamelur 39)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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