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서의 스쿠버 다이빙과 스노클링
아이슬란드에서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경험해 보고 싶으셨나요? 어서 오리발을 챙기세요. 필요한 건 조금 추워도 참을 수 있는 용기뿐! 아이슬란드의 아름답고 이국적인 자연 환경 속에서 푸르른 물살 아래 숨겨진 비밀의 세계를 탐험해 보세요.
아이슬란드에서 스쿠버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할 수 있다고 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처음에는 조금 놀라실 거에요. 따뜻한 열대 해역도 아니고, 가벼운 웻 수트(wet suit)도 못 입고, 다이빙 스팟으로 가는 길도 쉽지 않으니까요. 사실 대화 중에 이 주제가 등장할 때 마다 사람들은 아이슬란드에서 다이빙을 즐기는 저에게 너무 추운 물에 자주 들어가니 건강은 괜찮은가? 하는 걱정 어린 눈빛을 보내곤 해요.
아이슬란드에서 다이빙과 스노클링 가이드로 일한 지 한 1년이 되었네요. 제 이전에 이 직업을 가졌던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 또한 푸르른 아이슬란드의 물 속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수중 환경과 놀라운 경험들, 그리고 잊지 못할 모험들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답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스노클링 투어나 다이빙 투어를 꼭 한번 경험해 보세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상상할 수도 없는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수중 환경을 만나게 되었죠. 아이슬란드처럼 깊은 계곡과, 눈 덮인 평원, 장엄한 산, 깨끗하고 잔잔한 수역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요? 아마 극히 드물 거라고 장담합니다.
얼음과 불의 나라로 알려진 아이슬란드는 변화무쌍한 기후와(아이슬란드의 날씨는 무려 5분 동안에도 맑았다 흐렸다 해요)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솔직하고 개방적인 국민성과 척박한 자연에도 잘 적응하는 것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스쿠버 다이빙, 스노클링이나 서핑 등의 해양 스포츠 또한 아이슬란드라는 독특한 환경이 제공하는 도전과제 중 하나로 봐도 무방하겠죠. 그렇다고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들인 노력에 비해 돌아오는 보상이 훨씬 클 테니까요.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에서 해양 스포츠를 즐기려면 드라이 수트가 꼭 필요해요. 때때로 추운 겨울에는 스노클링 할 때뿐 아니라 거리를 돌아다닐 때도 입었으면 싶을 정도죠. 지난 2년간 실프라(Silfra)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해 본 분이라면 드라이 수트가 필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특히 스쿠버 다이빙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드라이 수트는 한번도 입어본 적이 없는 분이라면 미리 단기 코스로 체험해 보는 게 좋아요. 그래야 나중에 물 속에서 당황하지 않고 다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스노클링 투어의 경우 가이드가 드라이 수트의 작동 방법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해 줄 거에요. 처음 드라이 수트를 입는 것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경험이죠. 여러분 손목의 틈새를 가이드가 테이프로 둘러 막고 목 주변에 괴상한 줄을 돌려 매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물에 젖지 않도록 돕는 방법이랍니다. 특히 차가운 물 속에서는 꼭 빈틈없이 밀폐시켜야 해요. 일단 물에 들어가면 거북스러운 느낌이 사라질 거에요. 몸을 조금 구부리는 게 불편하다고 걱정하는 것보다 곧 주변의 멋진 수중 환경을 감상하는데 정신이 없을 테니까요.
실프라 협곡의 다이빙과 스노클링 사이트
사진 출처: 가이드 동행 드라이수트 실프라 다이빙, 픽업 포함
먼저 여러분이 결정해야 할 사항은 “아이슬란드에서 다이빙을 할 것인가 아니면 스노클링을 할 것인가?” 입니다. 스노클링은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는 반면 다이빙은 적어도 PADI 오픈워터 다이버 과정 또는 그와 유사한 등급의 자격이 필요하고 드라이 수트를 착용하고 다이빙한 경험이 있어야 해요.
드라이 수트 착용에 대한 지식이 더 많이 필요하고 다이빙 환경이 조금 더 도전적인 일부 사이트의 경우 이 보다 더 높은 등급의 자격을 요구하기도 해요. 아이슬란드에서 스쿠버 다이빙 또는 스노클링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등록된 투어 업체를 이용하시길 권장합니다. 가이드로 일해온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 저희 가이드들은 친절하고 라이센스를 갖췄을 뿐 아니라 여러분 보다 해당 사이트를 훨씬 잘 알고 있어요. 물 위든 물 속이든, 아이슬란드의 다른 어느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거친 자연을 탐험하기로 결정했다면 가이드와 동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구조 헬기를 띄우지 않는 게 좋잖아요, 그렇죠?
두 번째로 결정할 사항은 “어디로 갈 것인가” 입니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곳들을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겠네요. 먼저 실프라 협곡입니다. 전 세계 10대 다이빙 사이트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자, 아이슬란드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꼭 들러보는 관광지죠. 실프라는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약 6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싱벨리르(Thingvellir) 국립공원 속 대서양 중앙 해령(Mid-Atlantic Dorsal Rift)에 자리잡고 있어요. 싱벨리르 국립공원은 아이슬란드 최대의 공원일 뿐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실프라에는 북 아메리카 지각판이 수평으로 펼처진 가운데 유라시아 지각판 또한 이끼로 덮인 화산 지대 건너 4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요. 이러한 지질학적 특징으로 인해 이 지역은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두 개의 지각판은 매년 2cm씩 벌어지고 있고, 지하뿐 아니라 지표면에서도 지각판의 움직임으로 인해 충격이 발생하죠. 지질학적으로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고 해요. 소규모의 지진이 10년마다 한번씩 발생하고 있어서 지표면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고 해요. 대륙의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이 살기에 좋은 곳은 아니죠. 조금씩 성장통을 겪고 있는 지형이니까요. 잠시 방문해서 보는 게 훨씬 더 좋아요.
이렇듯 특이하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더해 이 곳에는 알싱기(Alþingi) 라는 역사적 유적지가 있고, 조금만 더 걸으면 힘차게 물이 흐르고 있는 왹사라우르포스(Öxarárfoss) 폭포도 있습니다. 알싱기는 ‘의회’라는 뜻으로 서기 930년 바이킹 씨족 대표들이 모여 역사상 최초의 민주 정치를 펼친 곳입니다. 이곳의 지리적 특징을 마치 반향판처럼 이용해서 연사들은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한데 결집시키는 법안을 크게 읽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아이슬란드 의회는 1884년까지 싱벨리르에서 개최하였지만 지금은 수도 레이캬비크로 옮겼습니다.
조금 지루하셨다고요? 물론 이 내용은 실프라에서의 스노클링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어요. 하지만 실프라야말로 아이슬란드의 과거와 현재, 그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유일무이한 지역임에 틀림 없습니다. 따라서 실프라에서의 스노클링과 다이빙이 얼마나 매력적인 활동인지 잘 아실 수 있을 거에요.
사진 출처:실프라협곡 다이빙 및 골든서클 당일 투어
실프라 협곡은 지각 표면 하부의 장력으로 인해 생긴 계곡에 지하 수원에서 발생한 맑은 물이 흘러 생겨났습니다. 이 곳에서 북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랑요쿨(Langjökull) 빙하(이 곳도 멋진 자연환경을 갖춘 관광지라서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로부터 흘러나온 지하수가 지하 수원의 원천이죠. 약 12,000년 전부터 시작된 이 과정 덕분에 지하수와 빙하수가 섞여 다양한 효과를 발생시켰습니다.
랑요쿨에서 실프라 입구까지 물이 흐르는데 한 세기까지도 걸리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 동안 물이 정화되고 깨끗해 집니다. 즉, 시각적으로도 눈부시게 투명하고 화학적으로도 매우 순수한 물을 얻을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실프라 협곡의 물은 바로 음용이 가능하고, 아주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가이드로써 저는 실프라 협곡의 물을 마셔보라고 늘 권해요. 물론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말라고 바로 말씀 드리죠. 혹시라도 드라이 수트를 입고 워터 스포츠를 즐기는 동안에 불상사가 발생하면 안되니까요.
또한 계속해서 물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실프라 협곡에는 잔잔한 흐름이 발생합니다. 스노클링은 하고 싶은데 수영을 잘 못한다고 걱정하는 분이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드라이 수트에 의한 부력으로 수표면까지 떠오를 뿐 아니라, 잔잔한 해류가 협곡 끝에 닿을 때까지 여러분을 부드럽게 인도할 테니까요. 이렇듯 물의 흐름 덕분에 혹시나 침전물이나 부유물이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협곡 바깥으로 밀려나게 되고, 몇 분 이내에 수정처럼 맑은 물을 회복하게 됩니다.
사진 출처:실프라협곡 다이빙, 용암 동굴 탐험 콤보.
마지막으로 빙하수가 계곡 물의 원천이기 때문에 실프라의 수온은 항상 2°C-4°C(36°F–39°F)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외부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계절이 바뀌어도 수온은 늘 일정합니다. 겨울의 추운 날씨에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긴 해도 수온이 일정하다는 점은 꼭 기억해 두세요. 믿기 어렵지만 한 겨울에는 물 속으로 들어오면 외부 환경보다 훨씬 더 마음이 편안해 질 거에요. 앞서 설명 드렸다시피 아이슬란드의 기후는 변화무쌍 하니까요.
실프라에 대해 설명을 듣는 것과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아주 다른 기분이 들 거에요. 스노클링을 하기로 결심했든 다이빙을 하기로 결심했든, 실프라 협곡의 경이로운 자연 환경 앞에서는 둘 다 큰 차이가 없어 보여요. 두 투어 그룹 모두 협곡 전체를 돌아보며 내려옵니다. 빅 크랙(Big Crack, 두 대륙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틈)부터 실프라 홀(Silfra Hall, 가장 크게 벌어져 있는 틈)까지, 실프라 대성당(Silfra Cathedral, 협곡 내의 가장 깊은 부분)과 마지막으로 블루 라군이라 불리는 천연적으로 생성된 얕은 웅덩이까지 보면서 내려오게 됩니다.
시작 시점부터 스노클링을 하시는 분들은 힘들이지 않고 동굴과 바위들을 감상하며 수면 위를 흐르듯 지나가게 됩니다. 물 속 암석들이 빚어내는 맑고 영롱한 녹색, 황색과 고요한 푸른 물이 빚어내는 놀랍도록 황홀한 광경에 넋을 잃게 될 거에요. 다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광경이죠.
반면 스쿠버 다이빙을 하시는 분들은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동일한 협곡을 바라보게 됩니다. 물 위에서 협곡을 내려다 보는 대신 다이버 분들은 어둡고 어마어마한 두 지각판 틈 속에서 반짝이는 수면 위를 쳐다보게 되니까요.
최대 18m의 깊이를 자랑하는 실프라 협곡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실로 숨이 막힐 것 같은 장관입니다.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한다면 우주에서 유영하는 기분이라거나 입에 호흡기를 달고 꿈꾸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계절에 상관없이 실프라 협곡에서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백야로 인해 물 속까지 햇볕이 비쳐서 협곡 틈새로 찬란하게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 냅니다. 너무나 투명하고 맑은 빙하수이기 때문에 마치 수정처럼 햇빛을 반사시키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죠. 반면 겨울에는 주변 환경을 눈이 덮고 있고 햇빛이 비치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의 묘미가 희석되는 건 아닙니다. 사실 여러 가지 면에서 더 즐거움을 더하는 경우가 많죠. 새벽녘 흐린 하늘을 등지고 물 속으로 들어와 아침 햇살이 실프라 대성당을 빛으로 채우는 광경이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장관입니다. 휴일에는 집에 있는 게 최고라며 불평하는 투덜이들도 이 광경을 보면 자연의 아름다움과 장엄함에 대해 넋을 잃고 감사하게 된답니다.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만드는 대자연의 위대한 모습이죠. 정말 그 어떤 것과도 비견할 수 없어요.
다비스야(다윗의 골짜기)
실프라 협곡의 끝은 아이슬란드의 가장 큰 민물 호수인 싱발라바튼(Þingvallavatn)으로 연결됩니다. 실프라 협곡은 싱발라바튼 호수와 연결된 수 없이 많은 동굴과 터널로 형성된 협곡 중 하나입니다. 이 호수 안에도 다윗의 골짜기라는 의미의 다비스야(Davíðsgjá)라는 협곡이 있어요. 실프라보다도 더 깊고 어두운 골짜기로 최대 116m의 깊이를 자랑합니다. 이 신비로운 바위투성이의 골짜기는 다이버들이 즐겨 찾는 다이빙 스팟이기도 해요.
호수 가에서 진입을 하게 되면 수면 아래 몇 미터 정도 깊이에 줄이 매어져 있어 다비스야 골짜기로 다이버들을 인도하게 됩니다. 약 7m 정도를 가면 골짜기가 나타나게 되죠. 처음 이 곳을 방문한 분이라면 실프라의 투명한 물보다는 투명도가 덜하다고 느끼게 될 텐데요, 협곡 내부로 더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호수의 부유입자들이 사라지고 유리와 같이 투명한 물만 남게 됩니다. 이 곳에서 처음에 다이빙을 했을 때 푸른색의 그랜드 캐넌(Grand Canyon)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해양 생물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송어나 네 종류의 북극 곤들매기를 실프라 보다 더 자주 볼 수 있어요. 실프라에서는 이들 어종들이 알을 부화한 후 떠나기 때문이죠.
실프라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수중 경관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 곳을 찾고 있어요. 다윗의 골짜기는 실프라 협곡보다 더 넓고, 더 어둡고, 덜 유명하고 다이버들에게 덜 친절한 곳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절대 잊지 못할 아이슬란드의 다이빙 사이트들 중에 한 곳입니다. 참, 다이빙하기 전에 꼭 두꺼운 울 양말을 신도록 하세요! 한번 양말 신는 것을 까먹고 물 속에서 70분을 지냈더니 발가락이 제대로 붙어 있는지 느낌이 없어져버리더군요. 이 곳으로 다이빙을 하러 온다면 전문가의 팁이라 생각하시고 꼭 양말을 챙기세요.
스트리탄 다이빙 사이트
싱벨리르 주변에는 흥미로운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다양한 지역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 가지로 스트리탄(Strýtan)을 들 수 있는데요. 아이슬란드에서의 다이빙이 얼마나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인지를 잘 보여주는 곳이죠.
이 곳은 1997년 전문 다이버이자 연구가인 엘렌뒤르 보가슨(Erlendur Bogason)이 발견했습니다. 보가슨은 지금도 이스타비크(Ystavík) 만 주변의 다이빙 사이트에서 개인 투어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의 노력 덕분에 스트리탄은 아이슬란드 수중 환경 중에서는 처음으로2001년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스트리탄에는 55m 높이의 지열 굴뚝이라는 독특한 지형이 있습니다. 이 굴뚝의 상단은 수면 아래 15m정도에 위치해 있고, 매 초마다 굴뚝의 상부에서 섭씨 72도의 뜨거운 물이 100리터 가량 흘러나옵니다.
실프라와는 달리 이 곳은 자연적으로 수온이 높아 각종 해양 생명체, 어류 및 해조류가 풍부합니다. 이 곳에서 다이빙을 하려면 적어도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다이버 코스 이상의 자격을 갖춰야 해요. 조류 흐름이 거세고 수중 지형에 부딪히지 않으려면 부력 통제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에서 스트리탄 만이 다이빙을 통해 직접 지열 굴뚝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에요(대부분은 심해 2,000m 정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아이슬란드에 오기 전 필요한 자격을 취득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엘 그릴로, "크리켓" 난파선
난파 잔해 등에 흥미가 있는 열정적인 다이버들을 위해 세이디스피오르드(Seyðisfjörður)에 위치한 영국 유조선 엘 그릴로(El Grillo)의 잔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수면에서 약 45m 정도 깊이에 위치해 있는 이 난파선은 여러분의 기대 이상일 겁니다. 1944년 2월 10일 2차 세계 대전 중 독일 전투기에 의해 침몰된 이 배는 아이슬란드 해안에서 발생한 2차 세계대전 전투의 산 증인입니다. 비록 아이슬란드 해안에서는 전투가 많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이 곳은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700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죠.
2002년 유조선의 기름 잔량을 완전히 뽑아낸 뒤 이 곳은 청정하고 흥미로운 다이빙 사이트로 재탄생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곳까지의 거리와 난파선이 위치한 깊이를 고려해 본다면 아이슬란드를 가로질러 올 정도로 열정적인 PADI 오픈 워터 이상의 다이버만이 난파선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멋진 자연 환경을 감상하며 드라이브도 즐기고, 스쿠버 다이빙도 한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그렇죠?
리틀라아우 스노클링 사이트
리틀라아우(Litlaá)라는 아이슬란드어 지명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작은 강”이라는 뜻입니다. 북부 해안에 위치해 있는 이곳은 최대 깊이가 7m밖에 되지 않아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딱 적합한 곳이죠. 리틀라아우는 아이슬란드에서 물이 따뜻한 스노클링 사이트 중 하나입니다. (블루라군(Blue Lagoon)에서는 스노클링을 할 수가 없어요. 법규 위반이기 때문이죠.)
리틀라아우와 네스야우(Nesgjá)의 멋진 경치를 담아 엘렌뒤르 보가슨이 촬영한 비디오 영상을 한번 감상해 보시죠. 강 바닥의 모래 속 지열활동으로 인해 강물은 쾌적한 온도인 17°C를 유지하고 있으며, 화산 모래가 멋진 시각적 효과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수면 위를 둥실 둥실 떠다니는 스노클러들에게는 두말 할 나위 없이 초자연적이면서도 매우 평화로운 경험이 될 거에요. 리틀라아우는 대부분 2일 이상 투어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고 레이캬비크 내 여행사들 다수가 투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휴가 동안 리틀라아우를 방문하려면 사전에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어요.
가르뒤르 다이빙 사이트
아이슬란드의 빙하와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내륙 수중환경 탐험의 기회가 풍성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넓은 바다 속 다이빙이 무섭지 않은 용감한 다이버들에게는 북대서양에서의 다이빙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아이슬란드어로 “정원” 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가르뒤르(Garður)는 아이슬란드 최고의 바다 속 다이빙 사이트입니다. 레이캬비크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남부 해안이자 반도 최 남단에 위치해 있죠. “정원” 이란 이름 자체가 다양한 수중 식물 덕분에 얻어진 것입니다. 아이슬란드에는 키가 크고 물결 따라 춤을 추는 다시마 숲이 존재하고 약 40여종 이상의 해조류가 풍부해서 수 천 년간 아이슬란드인들이 식재료로 사용해왔죠.
또한 이들 해조류는 부분 부분 보이는 모래 바닥 및 산호와 함께 바다 속을 총 천연색으로 물들이곤 합니다. 가르뒤르는 또한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해요. 쏨뱅이, 베도라치 류, 아귀, 게와 넙치류까지 다양한 종류의 어종을 만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소수의 여행사들이 가르뒤르 투어를 진행 중이니 계획한 여행 기간 중에 가르뒤르 투어가 가능한지 사전에 확인해 주세요. 해변에서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거나 부두에서 바로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방법 두 가지 모두 가능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권하는 이유
사진 출처: 가이드 동행 드라이수트 실프라 다이빙, 픽업 포함
아이슬란드에서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지역은 이 외에도 아주 많습니다. 클레이파르바튼(Kleifarvatn), 뱌르나야(Bjarnagjá), 네스나야(Nesgjá)(북부의 실프라) 뿐 아니라 웨스트피요르드(West Fjords)에서도 가능하죠. 각각의 장소들은 저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어요. 여러분이 아이슬란드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든 스노클링을 즐기든, 둘 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줄 겁니다.
저 또한 가이드로써 전세계 각지에서 아이슬란드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물 밖으로 나오자 마자 경탄해 마지 않는 모습을 많이 봐왔습니다. “그렇게 춥지 않던데?” “수면 위에서만 있으면 절대 모를걸?” 등등의 말을 수 없이 들었죠. 또한 드라이 수트를 처음으로 착용하기 때문에 불안해 하는 분들도 봐왔고, 물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주저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분들이 두려움을 용기로 극복하고 공포를 동력으로 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게 바로 아이슬란드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휴일에 편안하고 안락하게 쉬는 대신 웻 수트를 입고 다이빙을 즐겨왔던 분이라면, 새로운 도전에 맞서 진정한 성취감을 얻는 데에는 아이슬란드보다 더 적합한 곳은 없죠. 제가 지금껏 설명해 드린 내용으로도 설득이 안 된다면 다이빙이나 스노클링 후에 꼭 핫 초콜릿을 한잔씩 드린다는 점을 말씀 드려야겠네요. 물론 이게 투어의 핵심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지는 보너스이긴 해요.
면책조항:
다음은 아이슬란드 내 다이빙 및 스노클링 관련 2017년 최신 규정입니다.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시작하기 전에 드라이슈트 착용 방법부터 균열 자체에 대한 정보까지 실프라에서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하는 전체 과정을 안내하는 핸드북을 받게 됩니다. 핸드북에는 폐 질환이나 감기 알레르기 등 투어와 관련된 문제를 겪은 적이 있거나 현재 겪고 있는지 묻는 설문지 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전제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경우, 참가 전에 의사의 의학적 허가가 필요하거나 참가가 전면 거부될 수 있습니다.
투어 여행사들이 지켜야 하는 규정들이죠. 아래 사항을 참조해서 해당 투어에 여러분이 적합한지 확인해 보시고, 궁금증이 생긴다면 주저 말고 투어 업체에 문의해 주세요. 또한 핸드북 자체에 책임 면제 서명을 하게 됩니다.
다이빙 관련 규정
- PADI 오픈 워터 또는 동등 이상의 다이버 자격이 있을 것
- 여행일로부터 최근 2년 동안 드라이 수트 다이빙 경험이 있을 것
- 다이빙 자격 관련 증빙을 지참할 것
- 여행일로부터 최근 2년 동안 드라이 수트 다이빙 경험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증빙을 지참할 것
- 신장 150cm, 체중 45kg 이상일 것
- 17세 이상일 것(18세 미만 참가자의 경우 법적 후견인의 서명 필요)
- 신체적으로 다이빙에 무리가 없을 것
- 몸에 달라붙고 때때로 조이는 느낌을 주는 드라이 수트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것
- 임산부는 제외
스노클링 관련 규정
- 신장 150cm 이상
- 체중 45kg 이상
- 연령 16세 이상
- 수영이 가능하고 물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것
- 신체적으로 스노클링에 무리가 없을 것
- 몸에 달라붙고 때때로 조이는 느낌을 주는 드라이 수트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것
- 임산부는 제외
사진 출처: 가이드 동행 드라이수트 실프라 다이빙, 픽업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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