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민담
유사 이래로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이 땅에서 자신들과 함께 살아가는 많은 특별한 초자연적 존재들과의 신기한 만남에 대한 여러 환상적인 이야기를 지어내어 왔습니다. 섬 모양으로 변신을 하고 있다가 어부를 잡아먹는 거대 고래인 괴상한 링바쿠르(Lyngbakur)에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낮과 밤의 트롤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아이슬란드의 민담은 셀 수 없이 많은 환상적인 영적 존재들과 그들이 살고 있다고 전해내려 오는 자연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옛 아이슬란드에서는 길고 긴 겨울 밤이 오면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것이 주된 재미거리였습니다. 각각의 지방마다 자체적인 이야기와 전설들을 발전시켜 왔고 아래 세대로 전해내려 오면서 수 세기를 이어 왔습니다.
13세기 아이슬란드에서 쓰여진 원고의 소형 사본. Wikimedia, Creative Commons.
12세기 들어서야 기록되고 정리되기 시작한 이 민담들은 단순한 여가활동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 투쟁해 온 척박하고 독특한 자연 환경이 이야기 속에 반영되어 있었고 이러한 점은 아이들에게 교육적 도구로 사용되어 아이들이 혼자 자연 속을 돌아다니지 않도록 가르침을 주는 동시에 사람의 눈으로는 보기 어려운 미묘한 감각들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옛 이야기들을 통해 사람들은 땅의 영혼들, 살아가는 자연 환경들에 대한 존경심을 익혔습니다. 지진, 화산, 혹독한 기상조건이 계속해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땅에서 살아가는 방법이었죠.
- 아이슬란드의 주술에 대해서도 살펴보세요.
아이슬란드의 엘프들
“엘프의 장난” – 오귀스트 말스트룀. Wikimedia, Creative Commons.
엘프들은 북유럽과 게르만 신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존재로서 거대한 마법의 힘을 가진 아름답고 예민한 영생의 존재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엘프들은 다른 종으로 보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훌두포크(Huldufólk, 숨어있는 사람들)라 불리는 아이슬란드의 엘프들은 마법의 바위나 절벽에 일반 사람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가축을 키우고, 건초를 베고, 고기잡이를 하고, 열매도 따고,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기도 합니다.
이러한 닮은 점들 에도 불구하고 혹은 이러한 닮은 점들 때문에 아이슬란드 엘프들은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일반적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자기들 끼리만 새해 전날이나 하지날 밤 등 특별한 경우에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슬란드 엘프들은 극도로 그들의 보금자리를 보호하려 하고 누군가 귀찮게 하면 크게 보복합니다. 실제로도 엘프들이 자신의 땅을 지키려고 하는 난폭함이 기록 된 이야기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리고 건축을 할 때에도 엘프들이 살고 있다고 여겨지는 마법의 바위나 절벽은 대부분 손상을 입히지 않고 피해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은 2015년에 도로 건설 계획에서 가울가흐라운(Gálgahraun)의 용암대지 한 가운데의 마법의 지점을 통과해서 계획한 일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중장비들이 고장나고 여러 인부들이 사고를 당하는 등의 일로 인해 실패가 계속되자 건설 회사는 엘프들이 살고 있는 이 지점을 우회해서 도로를 건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엘프의 여왕 힐두르(Hildur)를 따라 절벽으로 들어가는 남자. Wikimedia, Creative Commons.
말 할 필요도 없이, 대부분의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엘프의 존재를 믿고 있으며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전 국민의 55% 이상이 엘프의 존재 여부를 직간접적으로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자료는 엘프의 존재를 부정할 경우 평생 운이 없다는 점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 엘프를 찾아 떠나는 투어를 알아보세요.
아이슬란드의 트롤
“소년과 트롤들” – 존 바우어. Wikimedia, Creative Commons.
흔히들 커다랗고 멍청하고 욕심많지만 가끔 착하고 똑똑하기도 한 모습으로 묘사되는 낮과 밤의 트롤은 아이슬란드 민담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엘프들처럼 트롤들도 자기들 중 누군가가 다치면 크게 화를 냅니다 하지만 트롤이 필요로 할 때 도와주면 아주 큰 보상을 해 주는 친구들이죠.
전반적으로 보면 엘프친구들처럼 그렇게 매력있어 보이는 친구들은 아니지만 트롤들은 괴상한 마법능력과 끔찍한 주문을 쓸 줄 아는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지능이 낮아서 인간들은 쉽게 주문에서 벗어나곤 하죠.
“소년과 트롤들” – 존 바우어. Wikimedia, Creative Commons.
아이슬란드 트롤들은 사람이 살지 않는 아이슬란드 내륙의 바위산 속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 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무작위로 주문, 마법 물약으로 꼬드겨 데려오거나 납치해 오곤 합니다. 또한 말을 안듣는 아이들을 훔쳐오거나 잡아먹는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트롤 이야기들을 말 안듣는 아이들에게 자주 들려줍니다.
대부분의 트롤은 밤에만 나다닐 수 있고 햇빛을 받는 즉시 바위로 변해버립니다. 다양한 모양의 거대한 아이슬란드의 바위들이 햇빛 앞에서 공포에 질린 트롤들의 마지막 모습이라 전해지고 있고 이런 이야기를 따라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실제로 아이슬란드 서쪽의 스케수호른(Skessuhorn, 암컷 트롤 봉우리)와 아이슬란드 북쪽의 트뢸라스카르드(Tröllaskarð, 트롤의 길) 등의 지명이 있습니다.
레이니스파라(Reynisfjara) 해변가의 레이니스드랑가르(Reynisdrangar)
전설에 따르면 레이니스파라 해변에 있는 거대한 3개의 바위는 돛이 3개 달린 배를 땅으로 끌고 오려다 결국 실패하고 만 부주의한 트롤들의 마지막 모습이라 전해집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북서쪽 바튼스네스(Vatnsnes) 반도의 흐빗세쿠르(Hvítserkur) 절벽은 씽게이라클라우스투르(Þingeyraklaustur) 수도원의 종을 뜯어내는 데 너무 오래 시간을 들이다가 돌이 된 트롤의 모습이라 합니다.
아이슬란드의 산타
아이슬란드에 크리스마스 남자들(Yule Lads)이 온다는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 13명의 형제들은 트롤의 자식들입니다. 산 속 깊은 동굴 속에 어머니인 그릴라(Grýla)와 아버지인 레팔루디(Leppalúði), 그리고 아이를 잡아먹는 크리스마스 고양이(Yule Cat)와 함께 살고 있죠.
원래 아이슬란드의 이 크리스마스 남자들은 범죄급의 장난들을 저지르는 존재들입니다. 시골의 마을로 숨어들어가 훔치고, 괴롭히고, 약탈하는 이들 각각은 주특기인 장난을 따라 이름 붙여졌습니다. “문을 쾅 닫는 사람(Door Slammer)” 은 어두운 밤에 문을 쾅 닫기를 좋아하고, “소시지 도둑(Sausage-Swiper)” 은 서까래 위에 숨어있다가 훈제 소시지를 낚아챕니다. 그리고 “촛불 도둑(Candle-Stealer)” 은 예전에는 먹을 수 있었던 동물 기름으로 만든 촛불을 훔치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크리스마스 남자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전통적인 산타클로스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전의 13일 동안 매일 밤 13명의 산타클로스들이 하나씩 아이이들의 방 창틀의 신발 안에 선물이나 썩은 감자를 놓고 갑니다. 이 때 그 아이가 일 년 동안 얼마나 말을 잘 들었는지에 따라 무엇이 놓일 지 결정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어머니인 그릴라는 아들들과 달리 여전히 도둑질하고 말안듣는 아이들을 잡아먹는 역할을 하고 있고, 이와 함께 크리스마스 고양이도 새 옷을 크리스마스에 받지 못한 아이들을 잡아먹는다 합니다.
- 아이슬란드의 크리스마스와 새해맞이에 대해 알아보세요.
아이슬란드의 유령
아이슬란드의 유령들은 아주 다양하고 일반적으로 세 개의 하위 그룹으로 나뉘어집니다. 죽음에서 스스로 되돌아 온 사람들, 주술에 의해 깨어난 좀비들, 그리고 특정 사람이나 가족들을 따라다니는 아주 악독한 “추적자”가 있습니다.
“어두운 강의 부제” – 테오도어 메이어-하인. Wikimedia, Creative Commons..
유령의 생김새는 인간일 적의 형태가 어떠했는 지와 죽음의 원인, 왜 아직도 이승을 떠돌고 있는 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익사한 사람의 유령은 보통 젖은 뱃사람의 옷차림을 하고 있고 무덤에서 일어난 사람은 흰 수의를 입고 있고 버려져 죽은 아이는 포대기를 두르고 나타납니다.
대개 유령은 사후에 갈 곳을 찾지 못한 길 잃은 영혼들입니다. 유령들이 이승에 계속 머무는 이유는 사랑했던 사람의 애도 때문일 수도 있고 이승에서의 할 일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유령은 탐욕 많고 자기 중심적인 사람들이 이승에 남겨진 것들에 대해 심하게 애착을 보이는 경우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톡세이리(Stokkseyri)의 유령 센터는 아이슬란드의 유령에 관한 박물관입니다. 방문객들은 거대한 유령 미로를 통과하면서 유령에 관한 이야기를 실제로 이야기가 있었던 장소를 재현한 환경에서 듣습니다. 또한 이 박물관은 셀포스(Selfoss) 남쪽의 저지대로 가이드 투어도 운영합니다. 이 지역은 실제로 수많은 유령과 영혼, 영적인 존재들이 모여 있는 장소라 합니다.
아이슬란드의 수호신
올라프 트리그바손(Olaf Tryggvason) 왕의 헤임스크링라(Heimskringla) 사가에 따르면 일탈적이었던 해럴드 블루투스(Harald Bluetooth) 왕이 아이슬란드를 침략하기로 계획을 세울 때 마법사를 고래로 변신시켜 섬의 약점들을 알아보도록 시켰다 합니다. 하지만 고래로 변신한 마법사가 해안으로 4차례나 접근하려 시도했지만 거대한 육지의 영혼들이 마법사를 바다로 밀어냈습니다. 이 4개의 영혼들이 바로 대지신이고 아이슬란드의 수호신들 입니다.
했을 때 무서운 용의 저항을 받았습니다. 바다는 용의 숨결에 불타올랐고 용이 날개를 펄럭일 때 마다 천둥이 쳤습니다. 드래곤은 무서운 뱀과 도마뱀, 미끄러지듯 흐르는 영혼들과 함께 나타났고, 이를 보자마자 고래 마법사는 겁에 질려 다시 바다 속으로 도망쳐 버렸습니다.
헤임스크링라의 남아있는 한 페이지, 크링라 페이지(Kringlublaðið). Wikimedia, Creative Commons.
마법사는 다시 아이슬란드 북쪽으로 가서 에이야피오르드(Eyjafjörður)의 피오르드로 상륙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날개 길이가 거대한 산들 사이의 거리와 맞먹는 그리핀이 하늘에서 나타났습니다. 그리핀은 날카로운 발톱과 도끼 같은 부리를 가진 수많은 새들과 함께 나타났고 다시 왕의 고래 마법사는 후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마법사는 브레이다피오르드(Breiðafjörður)의 서쪽 피오르드로 상륙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거대한 황소를 만났습니다. 청동으로 된 황소의 뿔은 땅을 가를 듯 날이 서 있었고 가죽은 돌처럼 단단했고 몸은 땅처럼 굳세었으며 황소가 울부짖을 때마다 온 산이 울렸습니다. 마법사는 또 다시 도망갈 수 밖에 없었지요.
겁먹은 마법사는 네 번째 이자 마지막 시도에서는 레이캬네스(Reykjanes) 반도로 올라오려 했습니다. 이 곳에서는 키가 언덕 꼭대기 보다도 큰 거인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거인은 다른 거인들의 군대와 함께 쇠몽둥이를 들고 나타나 고래 마법사를 겁을 주어 바다로 쫓아보냈고, 해럴드 블루투스 왕의 시도를 무산시켰습니다.
동쪽의 용, 북쪽의 그리핀, 서쪽의 황소, 남쪽의 거인은 각자 맡은 구역을 지키는 아이슬란드의 수호신들 입니다. 오늘날 이 수호신들은 크게 존경받으며 아이슬란드의 문장과 아이슬란드 크로나 동전에 새겨져 있고, 아이슬란드의 영적이고 물질적인 모든 존재들을 지켜주고 번영하게 해 주는 상징적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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