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크리스마스 | 아이슬란드 크리스마스 전통, 음식 및 문화에 관한 모든 것

아이슬란드의 크리스마스이브

크리스마스이브 전 날인 23일에는 성 쏘르라크(St. Thorlac)를 기념하는 미사가 열립니다. 아이슬란드의 국교는 이제 가톨릭이 아니지만, 아이슬란드의 수호성인인 쏘르라크 쏘르하들손(Thorlak Thorhallsson)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전통 행사입니다. 현지인들은 가족과 함께 모여 삭힌 홍어와 오트밀 죽 등 저녁 만찬을 즐깁니다. 죽 그릇 중 하나에 아몬드를 숨겨두어 아몬드를 먹는 사람이 상을 타는 재미있는 전통도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크리스마스이브는 어떤 모습일까요. 대부분의 아이슬란드 현지인들은 집에서 만든 코스 요리를 저녁 식사로 즐기며 가족과 함께 보냅니다. 식사를 마치면 선물을 함께 개봉합니다.

다 함께 선물을 열고 난 다음, 일부는 자정 미사를 드리며 이웃과 친구들을 만납니다. 집에 머물면서 선물로 받은 책을 읽거나, 초콜릿이나 간식을 먹으며 카드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양초와 카드 게임용 카드는 아이슬란드의 전통 크리스마스 선물 중 하나입니다. 아이슬란드에서 현지인들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는다면 책을 한 권 이상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슬란드인의 유구한 책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으며,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책 선물과 함께 독서를 즐기기 때문입니다.

아이슬란드의 크리스마스 당일과 다음날

아이슬란드인들은 크리스마스 당일도 가족과 함께 보냅니다. 편안하게 쉬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게임을 하거나 크리스마스 영화를 보곤 합니다. 큰 규모의 가족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 가장 좋은 옷으로 갖춰 입고, 좋은 롤케이크나 아이슬란드 크리스마스 전통 쿠키를 선물로 가져갑니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은 아이슬란드에서 “크리스마스 둘째 날(Annar i Jolum)”이라 불리며 역시 공휴일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 당일과 다음날 3일 중에서 가장 편안한 분위기이며 전통 행사도 가장 적은 편입니다. 이날 현지인들은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파티를 즐기며 늦은 밤까지 모임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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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의 크리스마스 전통

아이슬란드인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매우 좋아하며 크리스마스 관련 전통도 많은 편입니다. 현지인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크리스마스이브 전 네 번째 일요일부터 시작된다고 느낍니다. 즉, 대강절의 첫날인 11월 마지막 주 일요일부터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축하 시즌이 시작된다고 보는 편입니다. 대강절 촛불 점등은 아이슬란드의 오래된 전통 행사이며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됩니다.

• 전나무 가지와 잎, 베리류와 솔방울 등으로 리스를 만든다. (또는 원하는 재료는 아무것이나 사용 가능 – 리스 재료에 대한 제약이나 규칙이 없습니다.)

• 4개의 촛불을 리스에 올려둔다.

• 대강절 첫 주일에 첫 번째 초를 켠다. 두 번째 주일에는 첫 번째 초와 두 번째 초를 함께 켜둔다. 마지막 주가 되면 가장 짧은 첫 번째 초부터 새로 켠 마지막 초까지 서로 다른 길이의 양초 네 개에 불을 붙여 둔다.

아이슬란드의 또 다른 크리스마스 전통은 바삭하고 얇은 빵인 “뢰이파브뢰이드(laufabraud)” 혹은 “나뭇잎 빵”을 만들어 먹는 것입니다. 나뭇잎이 재료여서가 아니라, 빵의 모양이 나뭇잎처럼 생겼기 때문에 “나뭇잎 빵”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반죽을 아주 얇은 팬케이크처럼 원형 모양으로 만든 후, 칼로 윗면에 예쁜 문양을 만듭니다. 기름에 튀긴 다음 버터와 함께 내어 먹습니다. 얇게 튀긴 인도식 빵인 파파담(Papadam)과 겉 모습은 유사하지만, 그 맛은 아주 다릅니다.

아이슬란드에서 12월 24일에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이유 

아이슬란드어로 크리스마스를 뜻하는 단어 “Jol”은 12월 24일을 의미합니다. 이날을 “아드판가다귀르(Adfangadagur)라 부르는데, 아이슬란드에서 12월 24일을 크리스마스로 축하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과거 아이슬란드 달력은 하루의 시작을 해 질 녘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구 아이슬란드 달력을 쓰던 당시에는 12월 24일, 해가 지는 저녁 6시 무렵이 바로 크리스마스 당일과 모든 축하 행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던 셈입니다.

12월 23일에는 모든 상점이 저녁 10시 혹은 자정 등 늦은 시각까지 문을 엽니다. 대부분의 바는 새벽 1시까지 문을 열고, 아이슬란드인들은 멋진 옷을 차려입고 번화가로 나가 친구들을 만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 마지막 시기이기도 합니다. 일부러 마지막 선물을 23일 밤에 고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지인 대부분은 도심 번화가에서 친구들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이날 저녁은 바나 카페에서 맥주 한잔, 커피나 핫 초콜릿을 마시며 친구들과 어울립니다. 율라드도 인파 사이에 섞여 성탄절 인사를 나누거나 장난을 치며, 율라드의 어머니이자 무시무시한 트롤인 그릴라(Gryla)도 마을로 내려온다고 합니다.  

성 쏘르라크 미사 참여를 위해 시내로 나가는 것도 아이슬란드 전통이며, 많은 사람이 크리스마스 연휴 중 가장 기대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아이슬란드의 크리스마스 음식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촬영자 Janet Hudson. 무편집본.

음식은 다양한 아이슬란드 크리스마스 전통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레이캬비크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음식 투어를 통해 아이슬란드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달콤한 디저트류는 아이슬란드에서 의미가 깊은 크리스마스 음식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디저트는 “사라(Sara)”인데 만드는 데 공이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유명 프랑스 여배우인 사라 베른하르트(Sarah Bernhardt)의 이름을 붙인 디저트입니다. 비스킷을 바탕으로 크림이 속에 들어간 아몬드 마카롱 타입이며, 녹은 초콜릿을 겉에 묻히거나 바른 형태입니다.

아이슬란드 전통 쿠키이지만 사실 1911년 덴마크 페이스트리 베이커인 요한네스 스틴(Johannes Steen)이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여배우 사라가 덴마크어 회고록 출간 기념을 위해 덴마크를 방문하자, 이를 축하하며 만든 쿠키였다고 합니다. 그 기원이야 어떻든 사라는 아이슬란드의 전통 크리스마스 음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살짝 얼려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아이슬란드 전국의 베이커리와 가게에서는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으며 현지 가정에서도 진저 브레드, 초콜릿 쿠키, 감초 과자 등 달콤한 과자류를 즐겨 먹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위한 베이킹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은 집마다 다릅니다. 어떤 가정은 12월 초 혹은 그 이전부터 열과 성을 다해 쿠키를 굽습니다. 반면 베이커리나 상점에서 비교적 편하게 쿠키를 사 먹는 집들도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크리스마스 저녁식사

앞서 소개해드린 뢰이파브뢰드, 삭힌 홍어, 쌀 푸딩 외에도 아이슬란드에는 크리스마스 전통 음식이 몇 가지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크리스마스 당일, 12월 31일 등의 기념일에 주로 먹으며, 대부분 하나 이상, 둘이나 세 가지까지 먹기도 합니다.  

훈제 양고기는 “항기크요트(hangikjot)”라 불리며 “매달린 고기”라는 뜻입니다. 가장 널리 먹는 크리스마스 전통 음식이며 말똥을 태운 연기로 양고기를 훈연해 짭짤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자랑합니다. 뢰이파브뢰이드, 완두콩, 적양배추와 함께 찬 상태로, 또는 따뜻하게 데워 먹습니다. “위프프스투퓌르(Uppstufur)” 라는 베샤멜 소스와 유사한 감자 소스를 곁들이는 게 특징입니다. 무알코올 크리스마스 음료인 “요라올(크리스마스 에일)”도 즐겨 마시는데, 맥아와 탄산 오렌지 주스인 “압펠신(Appelsin)”을 섞어 만든 음료수입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촬영자 Martin Sønderlev Christensen. 무편집본.

"함보르가르흐리귀르(Hamborgarhryggur)"도 크리스마스에 즐겨 먹는 전통 음식입니다. 돼지고기를 로스팅한 요리로 고기의 짭조름한 맛과 달콤한 글레이즈 소스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아이슬란드인들은 함보르가르흐리귀르와 함께 캐러멜화한 감자, 절인 적양파, 야채를 곁들여 먹습니다.

순록이나 들꿩 등 사냥감으로 만든 요리도 즐겨 먹습니다. 순록은 아이슬란드 동부에만 서식하지만, 들꿩은 아이슬란드 전국에서 찾아볼 수 있어 가장 흔하게 잡히는 사냥감입니다. 매년 정해진 수의 들꿩만을 사냥할 수 있으며, 크리스마스에는 꼭 들꿩 요리를 먹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아이슬란드인들도 있습니다.

칠면조나 쇠고기의 고급 부위 및 거위 고기 등을 재료로 삼는 크리스마스 요리도 있지만 위의 전통 음식에 비하면 인기가 덜 한 편입니다. 바닷가재나 연어 등 비싼 해산물 요리를 크리스마스에 먹기도 합니다. 해산물 또는 랍스터 수프는 코스 시작 전 요리나 코스의 메인 요리로 인기가 높습니다.

아이슬란드 크리스마스 뷔페를 가보신다면 항기크요트, 그래블랙스(소금과 허브로 저장한 연어), 뢰이파브뢰이드, 플라트코퀴르(플랫 브레드)와 염장 청어를 맛볼 수 있습니다.

13명의 아이슬란드 율라드

일러스트레이션: Haukur Valdimar Pálsson

아이슬란드의 산타클로스는 어떤 이름으로 불릴까요. 사실 아이슬란드에는 산타클로스가 없고, 그 대신 13명의 율라드가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어로 “요라스베이나르(Jolasveinar)”라 불리는 율라드 13명은 각자가 부리는 말썽과 특징을 본 따 이름을 지었습니다. 아이슬란드 율라드는 신비로운 고원 지대에서 트롤인 부모 그릴라, 레프파뤼디(Leppaludi)와 함께 산다고 합니다. 설화에 따르면 율라드 가족은 애완동물로 “요라코트튀린(Jolakotturinn, 크리스마스 고양이)”라 불리는 거대한 검은 고양이를 키웁니다.

율라드의 어머니 그릴라는 덩치가 크고 무시무시한 외모를 가진 트롤로써 못된 짓을 한 어린이들을 잡아가 커다란 솥에 넣고 끓여 먹습니다.

아버지 레프파뤼디는 게으른 트롤이라 아이들을 잡아먹는 데는 관심이 없습니다. 너무 게을러 쓸모가 없는 데다 그릴라가 하라는 대로만 움직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릴라가 시키는 대로 못된 아이들을 잡아가기도 합니다.

율라드 가족이 키우는 크리스마스 고양이는 사람 고기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못되고 착한 아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전에 새 옷을 입지 못한 아이들만 잡아 먹기 때문에 새 양말 한 켤레라도 아이들에게 준다면 무시무시한 크리스마스 고양이를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매년 레이캬비크 도심의 라이캬르토르그(Laekjartorg) 광장에 아래의 사진처럼 거대한 크리스마스 고양이 장식을 설치합니다. 직접 가서 볼만한 멋진 고양이 상이니 라이캬르토르그 광장을 한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 촬영: ProcrastinatingHistorian.

그릴라와 레프파뤼디 부부에게는 13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바로 아이슬란드의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인 율라드입니다. 기존 설화 속 율라드 13명은 모두 못된 짓을 일삼는 존재였으나, 최근 수년간 그 이미지가 부드럽게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13명의 율라드가 크리스마스 전 마을을 찾아와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때문에 아이들은 13일간 매일 아침 선물을 기대하며 창턱에 신발을 벗어둡니다. 하지만 못된 짓을 한 아이에게 율라드는 선물 대신 썩은 감자를 신발 속어 넣어두고 갑니다.

아이슬란드에서 크리스마스가 12일이 아닌 13일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이슬란드에서 13일간의 크리스마스는 무엇인가요?

농가의 양을 놀라게 만드는 첫째 율라드는 크리스마스이브 전 13일인 12월 11일 밤에 마을을 찾아옵니다. 한쪽 다리가 나무로 만들어져 있어 시끄러운 소리로 양 우리에 소동을 일으킵니다.

그다음 날 밤에는 암소의 젖을 짜 우유를 훔쳐 가는 두 번째 율라드가 방문합니다.

일러스트레이션: Haukur Valdimar Pálsson

그다음 날에는 13명 중 가장 키가 작은 셋째 율라드가 방문합니다. 이런 식으로 매일 밤 숟갈을 핥고, 솥을 긁어 먹고, 그릇을 핥아먹고, 문을 쾅 닫고, 요구르트를 훔쳐 먹고, 소시지를 갈취해가고, 창문 틈으로 훔쳐보고, 문 앞에서 냄새를 맡고, 고기를 갈고리로 채가며, 양초를 훔치는 나머지 10명의 율라드가 차례로 마을을 찾아옵니다.

12월 24일이 지나면 율라드들은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첫째 율라드부터 크리스마스 당일에 떠나기 시작해, 한 명씩 한 명씩 모두 고원지대로 돌아가면 크리스마스 연휴가 공식적으로 끝이 납니다. 촛불 도둑인 마지막 율라드까지 고원 지대로 돌아가는 1월 6일은 “쓰레트탄딘(Threttandinn, 13번째의 날)”이라고 불립니다.

이날은 전국적으로 모닥불을 피우고 주요 거리에서 트롤과 엘프, 기타 신화 속 존재들이 등장하는 퍼레이드를 개최합니다. 사람들은 거리에 모여 새해맞이를 위해 샀던 폭죽 중 남은 것들을 한꺼번에 터뜨리며 다음 12월 까지 한 해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마무리합니다.

아이슬란드의 크리스마스에 대해 재미있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새해 되세요(Gleðileg jól og farsælt komandi á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