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서 즐기는 완벽한 캠핑 여행
자연환경도 아름답고 가볼 만한 곳도 많은데다 백야까지 있어 장시간 휴가를 내어 캠핑을 즐기기에는 아이슬란드 만한 곳이 없죠. 그래서 잘 짜여진 15일 캠핑 일정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골라놓은 다채로운 일정들을 잘 이용해 주시길 바랄게요.
잘 알려진 판타지 소설가이자 아이슬란드의 모든 것을 사랑했던 것으로 유명한 J.R.R 톨킨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방랑하는 모든 이가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자신의 소설 속 주인 공들을 묘사하며 그는 미지의 황야를 탐험하는 그들의 굳은 의지와 모험상을 찬양한 바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산들이 ‘반지의 제왕’ 속 안개 산맥과 닮았다는 점에 끌려 최근 수년 동안 전국에 텐트를 쳤던 준비 안된 캠핑객들을 보면 톨킨은 아마 깜짝 놀랐을 겁니다. 그분들을 보셨으면 이렇게 말했겠지요. “방랑하는 모든 이가 길을 잃은 건 아니지만… 일부는…”
아이슬란드는 4,000 평방 마일 크기의 화산섬이자 변덕스러운 날씨, 줄어드는 인구와 인적이 드문 것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사실 미리 계획을 잘 세워놓지 않으면 아이슬란드에서 관광을 하다가 길을 잃을 확률이 크게 높아집니다. 길을 잃을 경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구조팀과 관광객 모두의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 되죠.
그래서 오늘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아이슬란드 전국을 일주하는 15일 렌터카 캠핑 투어 가이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 참조 자료: 아이슬란드의 캠핑 - 꼭 알아야 할 것들
15일이라는 기간은 아이슬란드의 가장 유명한 명소들을 방문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입니다. 본 일정표는 요쿨살론 (Jökulsárlón) 빙하 라군, 스카프타펠 (Skaftafell) 자연 보호 구역, 레이니스퍄라 (Reynisfjara) 해변의 현무암 기둥, 스나이펠스요쿨 (Snæfellsjökull) 빙하, 할롬스스타다느코구르 (Hallormsstaðaskógur) 국유림, 굴포스 (Gullfoss) 폭포 등등 멋진 관광 명소들을 전부 다 둘러보도록 짜여져 있습니다.
캠핑 휴가 동안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여행을 주관하는 것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자율성, 시간 관리, 가족간의 유대감 증진, 고요함 그리고 아이슬란드 자연과 친밀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기회도 가질 수 있죠.
어떤 유형의 캠핑객이든 똑 같은 이유로 아이슬란드에 오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바로 자연 속에서의 모험과 다른 어느 곳에서도 할 수 없는 도전을 만끽하기 위해서죠.
- 참조 자료: 아이슬란드 배낭여행 팁
제 1일: 아이슬란드 도착
아이슬란드에 도착하는 대다수처럼 여러분도 아마 케플라비크 (Keflavik) 국제 공항으로 입국하게 될 거에요. 레이캬네스 (Reykjanes) 반도 북단에 위치한 국제 공항이죠. 공항에는 여러분이 예약한 렌트카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선택한 차량은 향후 캠핑 여행의 여러 요소를 결정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필요에 맞춰 가장 적합한 차를 빌리도록 하세요. 차를 몰고 나서기 전 여러분이 유념해야 할 몇 가지 아이슬란드 운전에 대한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자동차는 전부 도로 위에서 우측 통행 (미국과 동일하고 영국과 반대)이며, 하이라이트를 상시 켜고 다니도록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계절이나 시간과 상관없이 적용되는 법이니 주의해 주세요.
또한 겨울철 눈보라에도 도로가 드러날 수 있도록 도로의 높이가 지면보다 높다는 점도 알게 될 텐데요, 이로 인해 가끔은 도로에서 미끄러져 차량이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러니 커브, 사각지대 언덕길은 천천히 주행해 주세요! 아이슬란드의 도로 속도 제한은 도심지의 경우 50km/hr, 아스팔트로 포장된 교외 지역 도로는 9km/hr, 그 외 자갈로 포장된 교외 지역 도로는 80km/hr입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그 어느 곳이든 도로 외 차량 운행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음을 기억해 주세요. 무분별한 도로 외 차량 주행은 섬세한 자연 생태계의 균형을 깨트리게 됩니다. 법규를 위반한 경우 봐주는 일 없이 상당한 금액의 벌금을 받게 된답니다.
이제 드디어 캠핑 모험을 떠날 준비가 되었나요? 여러분은 곧 레이캬네스 반도가 앞으로 캠핑 여행 동안 볼 다양한 자연 경관을 한데 축소해 놓은 샘플링 접시와 같다는 점을 깨닫게 될 거에요. 레이캬네스브라우트 (Reykjanesbraut) 로 (41번 도로)는 이 반도 전체를 따라 내려오는 혈관과 같은 도로입니다. 이 도로에서부터 지류 도로들이 남부해안쪽으로 파생되어 나가죠. 대부분의 도로는 포장 도로입니다만 자갈 포장 구간을 만나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세요.
레이캬네스 메인 도로를 타고 10분 정도 달리다 보면 크리수빅 (Krýsuvík) 유황 지대를 만나게 될 겁니다. 반짝거리는 형형 색색의 산들이 반지처럼 둘러 싸고 있는 곳이죠. 산책로를 따라 걷노라면 뜨거운 화산 분기공과 천연 온천들을 보게 됩니다. 도로 가에 설치된 표지판들은 이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을 설명하고 있어 아이슬란드의 환경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크리수비쿠르베르그 (Krýsuvíkurberg) 절벽에 도착합니다. 북 대서양 바다에 우뚝 솟아오른 이 절벽은 아이슬란드 남부 해안의 극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곳이죠. 세가락 갈매기, 큰부리바다오리 등 절벽에 둥지를 짓고 사는 다양한 바다 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오솔길로 돌아가기 전에 평화로운 광경을 마음껏 감상하고 가세요.
그 다음 여정지는 클레이파르반 (Kleifarvatn) 지열 호수입니다. 레이캬네스 반도의 가장 큰 호수이자 작가 아날두르인드 리다손의 2004년작 범죄 소설과 이름이 같은 호수이죠. 새천년의 시작 무렵 발생했던 지진으로 인해 그 크기가 줄어들고 있는데, 약 20% 가까이 크기가 줄었다고 해요. 아름다운 모습 외에도 클레이파르반은 호수 내 수온이 다채롭고 셀수 없이 많은 지하 온천이 있어 유명한 곳이랍니다.
여기서부터 레이캬네스비티 (Reykjanesviti) 등대까지는 울퉁불퉁한 용암 대지를 건너가게 됩니다. 이 등대는 아이슬란드에서 두 번째로 큰 등대로 (가장 큰 등대는 바닷물에 의해 손상되어 1908년에 철거한 바 있습니다), 주변 다양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 곳이죠. 북 대서양의 푸른 파도, 증기가 솟아오르는 지열지대의 분기공, 해변에 따라 생성된 기암 괴석 등, 레이캬네스비티 등대는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도 즐겨 찾는 곳이랍니다.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계속해서 차를 몰게 되면 아무리 운전을 즐기는 사람이라도 지치기 마련이죠. 그렇다면 잠깐 차를 세워 두고 작지만 튼튼한 아이슬란드 토종말 과 함께 달려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 승마와 동굴 탐험 투어
다른 마종 보다 크기는 작지만 아이슬란드 토종말은 명랑하고 똑똑하며 강인한 체력으로 칭찬이 자자한 말이랍니다. 10세기쯤 아이슬란드로 이주된 말의 품종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아이슬란드는 외래 마종의 수입을 금하고 있으며 한번 아이슬란드를 떠난 말은 어떠한 경우든 다시 입국을 허가하지 않아요.
승마 투어는 아이슬란드 토종말과 교감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좋은 기회입니다. 또한 아이슬란드의 초기 정착민들이 이동할 때엔 어떠한 모습이었을 지 경험해보는 기회이기도 하죠.
첫째 날 밤은 산드게르디 (Sandgerði) 또는 그린다비크 (Grindavík) 중 한 곳에서 캠핑하면 됩니다.
제 2일: 골든 서클
이제 “링로드 (Ring Road)”라는 별명을 지닌 1번 도로를 타고 여행할 차례입니다. 아이슬란드 해안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도로이죠. 도로를 타고 이동하면 다양하고 아름다운 관광 명소들을 만나게 된답니다.
링 로드에서 시작되는 첫번째 여행은 바로 골든 서클 (Golden Circle) 투어 입니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여행 코스이죠. 약 300 km (190 마일)을 주행하면 하우카달뤼르 (Haukadalur) 지열 계곡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천연 온천들과 간헐천 게이시르 (Geysir), 스트로쿠르 (Strokkur)를 만날 수 있죠. 지하 동굴에서 주기적으로 흘러나오는 엄청난 급류를 보게 될 텐데, 아이슬란드의 지질학적 특성과 지면 아래에 숨겨진 뜨거운 피를 느낄 수 있는 곳이랍니다. 이제 계속해서 경외감을 자아내는 굴포스 (Gullfoss) 폭포와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 싱벨리르 (Þingvellir) 국립공원으로 향하게 됩니다.
싱벨리르가 아이슬란드 자연 경관의 백미 중 하나라는 점을 곧 알게 될 거에요. 아이슬란드 내 최대 규모의 국립 공원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싱벨리르가 유명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싱벨리르는 930년에 설립된 아이슬란드의 의회가 있었던 장소이죠. 현지어로는 알싱기 (Alþingi)라고 불렸던 이 의회는 1884년 수도 레이캬비크 (Reykjavik)로 복구되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싱벨리르가 유명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비할 데 없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중요한 지질학적 특성 때문이죠. 싱벨리르 공원은 대서양 중앙 산령 바로 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서로 약 3km 떨어져 있는 북아메리카 지각판과 유라시아 지각판 사이에 건조된 마그마 판이 바로 싱벨리르 공원이랍니다. 따라서 여러 계곡, 균열, 협곡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죠. 대부분은 걸어서 접근 가능하며,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걷는 게 무리라고 생각하는 분들께는 실프라 협곡 (Silfra Fissure)의 스노클링과 다이빙 투어를 추천하고 싶어요. 실프라 협곡은 알싱기 유적지에서 약 10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이 협곡에서는 두 개의 지각판 사이를 관통하며 수영할 수 있어요 (두 지각판을 동시에 만질 수도 있답니다!).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즐기면서 실프라 협곡의 맑은 빙하수를 만끽해 보세요.
제 2일차 저녁에는 플루뒤르 (Flúðir) 라는 마을 근처에서 1박하게 됩니다. 브라우타르홀트 (Brautarholt) 또는 스키욜 (Skjól) 캠핑장 중에서 고를 수 있어요. 한편 조금 떨어진 곳에 ‘뜨거운 강’ 이라 불리는 천연 온천이 있습니다. 이날 저녁 온천욕을 즐기며 긴장을 풀도록 하죠. 약간 시골에 위치해 있어 조금 걸어야 하고, 현지 주민들께 길을 물어봐야 할 수도 있어요.
이 온천은 한때 오래된 목양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입니다. 양떼들이 털에 내려 앉은 성에를 제거하기 위해 목욕을 했던 곳이죠. 수영복으로 갈아입을 때 사용 가능한 작은 목재 오두막이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용품은 없으니 기대하지 마세요! 온천이 개인 농가 부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비록 관광객들이 편히 쓰길 바라는 마음 좋은 농장주이긴 하지만 그분들의 권리를 존중해 주세요. 떠날 때 내가 버린 쓰레기는 전부 가져오도록 합시다.
사진: 레이캬달뤼르 (Reykjadalur) 온천 하이킹 투어
여러분이 조금 더 호화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더 럭셔리한 온천 스파들이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에는 워낙 천연이든 인공이든 다양한 온천들이 있거든요. 플루뒤르에서 방문 가능한 멋진 온천으로는 시크릿 라군 (Secret Lagoon) 스파가 있습니다. 이 곳의 물은 섭씨 38-40도를 유지하고 있어 피로 회복을 돕고 아이슬란드식 온천욕을 경험하기에 딱 알맞은 곳이랍니다.
그 외 추가해 볼만한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모두 골든 서클의 면모를 체험하기에 좋은 투어 코스입니다. 먼저 승마는 언제나 유명한 투어 프로그램이죠. 굴포스 폭포 스노우모빌 투어에 참여하면 스노우모빌을 타고 007 영화 속 비밀 요원들처럼 하얀 설원 위를 가르게 된답니다 (사실 피어스 브로스넌의 007 어나더데이에 이 추격신이 등장한 적도 있어요. 그 때는 요쿨살론 빙하에서 촬영했답니다).
제 3일: 골든 서클 2일차/ 쓰요르사달루르 계곡
아이슬란드에는 너무나 많은 캠핑장이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거에요. 사실 전국 방방 곡곡에 약 200개 이상의 캠핑장이 있답니다. 그 중 대부분은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요. 수도 시설, 구급약품, 전기 콘센트, 바비큐 그릴, 아이들 놀이터 등이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작은 까페도 있답니다.
캠핑 여행을 떠나기 전 각각의 캠핑 장에 어떤 설비가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아요. 당일 날 급 실망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죠? 또한 길을 떠나기 전에 아이슬란드 캠핑 체크리스트를 숙지해두고 가면 좋겠네요.
텐트를 가지고 있다면 주요 도로 곁 미개발 국유지에서 캠핑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캠핑용 밴, 텐트 트레일러, 접이식 캠핑카 등을 쓰는 것은 불법이에요. 이러한 차량을 쓰는 경우 꼭 캠핑장에서 숙박해야 합니다. 그 외에 어떤 방식으로 캠핑을 하든 사유지에서 야영하는 건 토지 소유주의 허가가 없다면 ‘절대 금지’ 랍니다.
골든 서클 지역의 다양한 명소들을 전부 다 방문했다면, 이제 3일차에는 아이슬란드 남부 란가르팅 에이스트라 (Rangárþing eystra) 행정구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지역에는 선택 가능한 다양한 캠핑장도 있고, 히알파르포스 (Hjálparfoss)와 하이포스 (Háifoss) 등의 아름다운 폭포들도 있습니다. 하이포스의 경우 아이슬란드 최고 높이의 폭포로 알려져 있죠.
조금 더 차를 타고 나가면 그야인 (Gjáin) 협곡이 등장합니다. 조금 작은 규모의 폭포와 흥미로운 모양의 바위, 숨겨진 호수 들을 발견할 수 있죠. 이 곳에서 (날씨가 좋다면) 헤클라 (Hekla) 화산을 처음으로 보게 될 겁니다. 헤클라 화산은 그 높이가 무려 1,491m에 달하는 위풍 당당한 화산이에요. 중세시대 유럽 수도승들은 헤클라 화산을 “지옥으로 향하는 입구” 또는 “갸롯 유다의 감옥”이라 불렀답니다. 예측 불가능한 화산 폭발로 악명높은 산이었기 때문이죠. 이러한 명성은 빠르게 시, 예술, 민간 전승 문화에 스며들었습니다.
헤클라 화산. 사진: Sverrir Þórðarson, 위키미디어 Creative Commons.
오늘 날에도 많은 이들이 마녀의 존재를 믿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마녀들이 부활절 날 헤클라 정상에서 악마를 만나기 위해 모인다고 해요. 이러한 미신과는 별개로 아이슬란드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이래 헤클라 화산은 약 20여번 분출한 바 있으며 오늘날 까지도 화산 폭발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정말 위험한 상황이 다가오면 저희가 미리 화산 근처에 못 가도록 알려 드릴 테니까요.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면 쓰요드벨디스바이린느 스통 (Þjóðveldisbærinn Stöng) 이 있습니다. 바로 실제 정착 유적지 위에 바이킹 족의 정착지를 재건해 놓은 곳이랍니다. 서기 1104년 헤클라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에 묻혀 사라져 버린 줄로 알았던 곳이죠.
실물 크기와 똑 같은 건물 및 모조 공동주택 등, 1974년에 완공된 본 정착지는 수천년 전 아이슬란드에 처음으로 이주해온 정착민들의 생활상이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캠핑장에서 숙박하는데 따르는 불편함을 걱정하시는 분이라면 이곳을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아마 캠핑장에서의 야영이 감사하게 느껴질 겁니다.
이날 밤에는 플료트쉬리드 (Fljótshlíð)의 크볼스뵈들뤼르 (Hvolsvöllur) 등의 야영장에서 숙박하게 됩니다. 크볼스뵈들뤼르의 북서쪽에서 남부 하이랜드 (highlands)에 위치한 지열 자연 보호구역인 란드만날뢰이가르 (Landmannalaugar)로 가는 길을 택하게 됩니다. 이 지역은 아름다운 경치와 하이킹 코스로 유명한 곳이죠. 1시간짜리 산책로부터 라우가베귀르 (Laugavegur)라 불리는 4일 하이킹 코스까지 다양한 길이의 코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관광 협회 (Iceland Touring Association)는 산장을 운영하여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편 이 산장을 이용하려면 숙박 전 예약이 필수라는 점, 기억해 주세요.
제 4일: 남부해안에서 키르큐바이야르클뢰스투르를 향해
남부해안에서는 캠프장이 조금 띄엄 띄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거에요. 하지만 키르큐바이야르클뢰스투르 (Kirkjubæjarklaustur)에서 약 2.5km 외곽에 위치한 클레이파르뫼르크 (Kleifarmörk) 캠핑장은 자연의 아름다움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피크닉 벤치, 화장실과 축구장까지 갖춘 실용적인 곳이랍니다.
이 지역은 하이킹 코스가 많기 때문에 등산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매우 좋아하실 거에요. 시스트라스타피 (Systrastapi) (또는 수녀의 언덕)이란 곳은 두 명의 수녀가 윤리적 예의범절을 지키지 못해 처형을 받았다는 전설이 있는 역사적 장소입니다. 또한 캠핑장 바로 근처에 아름다운 폭포가 있고, 수영장이 있어 야영하는 분들이 따뜻한 물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답니다.
키르큐바이야르클뢰스투르는 또한 새로운 하이킹 코스를 발굴하기에도 좋은 장소에요. 황야를 헤치며 나만의 길을 걷다 보면 아이슬란드의 반 야생 양들과 만나게 된답니다. 이들은 척박한 북극지방의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는 법을 잘 알고 있는 동물들이죠.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절대로 숫양들은 약올리면 안 돼요!
이제 곧 이 멋진 지역 내에서 최고의 관광 명소인 레이니스퍄라 (Reynisfjara)를 만나게 될 겁니다.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아름답지만 가까이 하기 힘든 상대지요. 이미 레이니스퍄라를 보신 분이라면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멋진 해변”이란 별명에 동의하실 거에요. 해안선은 완전히 검은 모래로 뒤덮여 있고 가르다르 (Gardar)라는 이름의 거대한 현무암 암석 기둥들이 서 있답니다. 마치 암석으로 만든 환상적인 자연의 조각품과 같죠. 이 곳에서 시간을 들여 현무암 해식기둥들을 바라보세요. 수면위로 66m나 되는 위풍당당한 모습입니다. 가혹한 대서양의 파도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보니 현무암 암석이 특정한 모양으로 침식되어 현재와 같이 멋진 모습을 갖게 되었다고 해요. 카메라를 꼭 들고 가시길 바랄게요.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벽에 걸어도 될 정도로 멋진 작품 사진이 된답니다.
해안가 산책을 마쳤으면 (무엇을 하든 절대로 바다 속으로 뛰어들 면 안 돼요), 멀지 않은 남부 해안 마을인 비크 (Vik)까지 차를 타고 가 봅니다. 필요한 편의용품도 구비하고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가파른 언덕 위에 지은 가옥과 교회 등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도 구경해 보시죠.
제 5일: 바트나요쿨 빙하에서 호픈까지
5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아이슬란드 최대 규모의 빙하인 바트나요쿨 (Vatnajökull)을 방문하기에 알맞은 날이네요. 바트나요쿨은 아이슬란드 전 국토 면적의 약 8%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 내에서도 두 번째로 큰 빙하라고 해요. 전체 면적은 약 8,000 제곱 킬로미터에 달하며, 빙하의 두께는 평균 400m 입니다. 또한 여러 여행사들이 바트나요쿨을 자사 빙하 투어 프로그램의주 대상지로 삼고 있죠.
빙하 투어에 참여한다면 지진과 지하수, 빙하가 녹은 빙하수 등이 어떻게 작용하여 엄청난 규모의 빙하 구조를 생성하게 되었는지 체험하게 될 겁니다. 미끄러지는 것은 걱정하지 마세요. 전문 가이드가 한걸음 한걸음 여러분을 안내해서 빙하 위 탐험을 도와드릴 테니까요.
일부 투어는 얼음 도끼를 이용하여 깎아지른 듯한 빙벽을 올라가보는 체험의 기회도 제공합니다. 여러분의 캠핑 투어에도 포함시킬 수 있는 여러 모험 중에 하나죠. 도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바트나요쿨은 최근 방영된 HBO 방송국 '왕좌의 게임' 이란 드라마의 촬영지 중 하나였답니다. 이 곳에서는 깎아지른 듯한 압도적인 빙벽 앞에 서서 내가 마치 ‘나이트 워치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얼음 장벽을 지키는 병사)’가 된 듯 상상해 볼 수 있어요. 다행히 빙벽을 다 올라가도 적군이 없답니다!
캠핑이 건강에 좋다는 점은 잘 알고 계실 거에요. 도심지 호텔에 묵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그렇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오랫동안 걷고, 야생에서의 삶을 살기 위해 몸을 많이 움직이게 되니까요. 여러분이 오늘 밤을 보낼 스카프타펠 (Skaftafell)은 아이슬란드 자연 속 삶을 몸소 체험하기에 가장 좋은 곳입니다.
이 곳의 역사를 살펴 보면 아이슬란드 초기 정착민이 이주한 후 1362년 발생한 외라이파요쿨 (Öræfajökull) 화산 폭발로 전 지역사회가 파괴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이 지역은 “황무지”라는 뜻의 아이슬란드 이름 “외라이피 (Öræfi)”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아이슬란드 남부 외라스파스베이트 (Öræfasveit) 산악지역에 위치한 황무지로 남아있죠. 2008년 바트나요쿨 국립 공원에 병합되기 전에는 독자적인 국립 공원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아이슬란드의 다른 지역과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어 눈에 띄게 되었습니다. 온화한 기온과 긴 일광시간 덕분에 스카프타펠은 사람과 동물이 살기에 알맞은 곳입니다. 따라서 북극 여우, 밍크, 각종 새 (홍방울새, 개똥지빠귀, 굴뚝새 등) 및 다양한 동물들이 이 지역에 살고 있지요. 아이슬란드의 다른 곳과는 달리 자작나무와 버드나무들도 끊임없이 흐르는 지하 속 빙하수 덕분에 점차 분포 지역이 넓어져 가고 있습니다.
제 6일: 요쿨살론 빙하 라군
이제 남부 지역을 가로질러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멋진 지역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바로 동부 피요르드 지역이죠. 이 곳에서 요쿨살론 (Jökulsárlón) 빙하 라군을 가장 먼저 들리게 될 겁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빙산이 물 위에 둥실 둥실 떠있고 브레이다메르쿠르요쿨 (Breiðamerkurjökull) 빙하의 밑 부분에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물이 고여있는 곳입니다.
이 라군의 해변에 서있으면 엄청난 고요함과 평화를 느끼게 될 겁니다. 빙산을 가까이서 보려면 모터 고무보트 투어에 참여해 보세요. 안전복과 구명조끼를 입고 나면 모터보트는 물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 빙산 바로 앞까지 여러분을 모셔다 드릴 겁니다. 빙하의 가장자리 바로 옆을 지나가곤 하죠.
물 가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물개도 자주 보입니다. 붉은목 다마지 새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죠. 붉은목 다마지 새는 둥지가 있는 풀숲을 맹렬하게 보호하는 습성이 있어요. (머리를 쪼이고 싶지 않으면 정해진 길만 다니는 게 가장 안전하답니다.) 이날 저녁에는 에이일스타지르 (Egilsstaðir) 캠핑장에서 묵게 될 거에요. 동부 지역에서 가장 큰 캠핑장이랍니다.
제 7일: 동부 피요르드 / 외이스트피르디르
외이스트피르디르 (Austfirðir) 지역을 지도에서 찾아본다면 해안 근처 지형에 굴곡이 많고 톱니모양이라는 점을 알게 될 거에요. 지금 여러분이 있는 곳이 아이슬란드 동부의 피요르드 지형이기 때문입니다. 이 곳에서는 정착민에 따라 지역사회의 문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파우스크루드피오르드 (Fáskrúðsfjörður)에서는 불어와 아이슬란드어가 공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숙박을 하게 될 세이디스피외르뒤르 (Seyðisfjörður)의 경우 건축물이 눈에 띄게 노르웨이 양식을 띄고 있죠. 한편 동부 아이슬란드에서 여러분에게 꼭 권해보고 싶은 것은 아이슬란드 식의 하우카르틀 (Hákarl) 입니다. 누가 방문 하더라도 꼭 한번은 체험해 볼만한 음식이라 생각해요.
스나이펠 화산 위를 하이킹하며 아름다운 전경을 만끽하는 것은 외이스트피르디르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액티비티 중 하나죠. 스나이펠 화산은 빙하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산 정상이 무려 1,853m에 달한다는 군요. 산의 높이가 매우 높아 여름철이 되어도 만년설이 녹지 않고 반짝거린 답니다. 이 지역에서 머무는 동안 지평선 너머로 항상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에요. 노지 스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스키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한편 스키에는 별 취미가 없다면 수퍼 지프 차를 타고 일일 투어로 스나이펠 화산을 달려보는 것도 권하고 싶어요. 즐거운 하루가 끝난 뒤에는 따뜻한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면서 편안하게 마무리를 하는 일정입니다.
제 8일: 미바튼 호수
아이슬란드에서 캠핑 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는 (또는 아이슬란드에 없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모기가 없다는 점이죠. 실제로 아이슬란드에는 곤충 류가 별로 없어요. 유일한 예외가 바로 아주 작은 각다귀류 인데, 북유럽 국가에서는 물 가에서 흔히 보이는 다리가 6개인 곤충입니다. 여름철에는 수 백만 마리의 각다귀들을 볼 수 있어요.
들으면 아시겠지만 미바튼 (Mývatn) (각다귀 호수) 이라는 이름은 이 성가신 캠핑의 동반자에게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여름철에 이곳을 방문하기로 계획했다면 메쉬 망이 달린 옷이나 기타 보호 장비 착용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어요.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동안 달라붙는 곤충 친구들 때문에 짜증내면 안되니까요.
출처: 플리커. Creative Commons. 사진촬영: Michael Huniewicz.
미바튼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아름답고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미바튼 지역 자체가 자연 박물관과 같은 역할을 해요.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자연 지형, 나마스카드 패스 (Námaskarð Pass), 스투쿠스타다기가르 (Skútustaðagígar) 가분화구, 환상적인 딤무보르기르 (Dimmuborgir) (어둠의 성) 용암 지대 등을 볼 수 있답니다. 이 지역만의 특징적인 느낌을 줄 뿐 아니라 다음에 또 아이슬란드에 오고 싶게 만드는 자연 경관 들이죠. 아이슬란드에서 볼만 한 것은 다 봤다고 생각해도 여러분을 또 놀라게 만드는 곳이 바로 아이슬란드랍니다!
8일밤에는 퍌라디르드 (Fjalladýrð) 또는 헤이다르바이르 (Heiðarbær) 캠핑장에서 묵게 됩니다.
제 9일: 미바튼 호수와 후사빅
지금까지 여행에서 얻은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면 미바튼 지역에서 아이슬란드식 건강비결 을 체험해 보는 하루를 갖는 건 어떨까요? 근처의 미바튼 네이처 바스 (Mývatn Nature Baths)에서 하루 푹 쉬는 걸 권하고 싶네요. 북부의 중심지 아퀴레이리 (Akureyri) 에서 105km 정도 떨어진 곳에 푹 쉬기에 안성맞춤인 곳이 있습니다. 유황 성분이 풍부한 온천수는 호흡기 건강 회복, 피부 건강 및 자동차 운전과 캠핑 밴 사용으로 쌓인 피로를 푸는데 효과가 좋다고 하네요. 미바튼과 주변 지역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면서 온천욕을 할 수 있으니 장기간 여행으로 지친 여행객들에게 딱 알맞는 곳이라 할 수 있겠죠.
출처: 위키미디어. Creative Commons. 사진촬영: Brian McAdam.
미바튼 네이처 바스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에는 Gentle Giants Whale Watching company 또는 North Sailing Whale Watching Company 를 통해 자연 환경 속에서 고래를 관측해 보는 건 어떨까요? 두 회사 모두 후사빅 (Húsavík)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북부의 고래 관측은 남부 보다 훨씬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래/돌고래 관광을 더 많이 하는데다 프로그램이 더 다채롭고, 주변 산 관광 등의 기타 프로그램과의 조합도 다양하죠. 더불어 관광객 수가 더 적은 데다 고래와 좀 더 친밀하고 개인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답니다.
사진: Lava Caving Tour & Whale Watching
이날 추가할 다른 옵션으로는 바트나요쿨 국립 공원의 요쿨사르글루프르 (Jökulsárgljúfur) 지역을 관통하는 드라이브 코스가 있습니다. 신록으로 가득한 말발굽 모양의 아스비르기 (Ásbyrgi) 계곡 (전통 설화에 따르면 북유럽 신화 속 신의 왕 오딘의 말인 슬레프니르가 하늘에서 내려와 발굽으로 이 곳을 찍었다고 하네요)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죠. 또한 이 곳에는 유럽에서 가장 물살이 센 폭포인 데티포스 (Dettifoss)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의 오프닝 신에 배경이 되었던 폭포죠. 오늘 밤은 퍌라디르드 (Fjalladýrð) 또는 헤이다바이르 (Heiðabær) 캠핑장에서 숙박할 예정입니다. 아니면 변화를 위해 아퀴레이리 근처 론사 게스트하우스 (Lónsá guesthouse) 에서 묵는 것도 추천하고 싶네요.
- 참조 자료: 아퀴레이리의 승마 투어
제 10일: 트롤 반도의 시글뤼피외르뒤르
시글뤼피외르뒤르 (Siglufjörður)는 20세기 중반까지 청어 어업으로 유명했던 마을입니다. 당시의 전통을 살려 매년 청어 축제를 개최하고 청어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죠. 물고기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분명 어딘가에 물고기를 좋아하는 분이 있을 거라 믿어요) 달력에 날짜를 표시해 둬도 좋을 만한 행사입니다.
쇠이다우르크로퀴르 (Sauðárkrókur)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드란게이 (Drangey) 섬이 있습니다. 이 곳은 그레티스 영웅담에 등장하는 그레티르 (Grettir of Grettissaga)가 살았던 곳이라고 해요. 그레티르는 전설적인 괴력을 가진 영웅이었는데, 공권력과 유령들로부터 몸을 피해 이 섬에서 거주했다고 하네요. 약간은 과장된 전설이겠지만 드란게이섬에 어울릴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되네요. 또한 이 외진 섬을 주 서식지로 삼아 둥지를 틀고 사는 퍼핀과 다양한 바다새 들을 볼 수 있습니다.
두 곳 모드 아름답고 다양한 특징을 갖춘 어촌 마을입니다. 더불어 훌륭한 해산물 요리를 자랑하는 곳이죠. 북부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로는 홀사(Hólsá) 강 유역에서의 송어 및 연어 낚시, 요쿨사 (Jökulsá) 강에서의 급류 래프팅이 있습니다.
제 10일 차 밤에는 시글루피요르뒤르 (Siglufjörður) 또는 사우다르크로퀴르 (Sauðárkrókur) 캠핑장 중에서 묵어야 합니다.
제 11일: 스카가피요르드 피요르드
오늘은 크밤스타웅기 (Hvammstangi) 에서 1박을 할 거에요. 보르가르비르키 (Borgarvirki)를 방문하기 위해서죠. 이 곳은 바이킹 정착민들이 군사적인 용도로 사용했을 거라 짐작되는 천연 현무암 요새랍니다. 바튼스네스 (Vatnsnes) 반도를 들러 볼 수도 있어요. 아이슬란드 최대의 물개 군락지가 있는 곳으로 코끼리 모양의 멋진 현무암 암석인 크비트세르퀴르 (Hvítserkur) 가 보인답니다.
물개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크밤스타웅기의 아이슬란드 물개 센터 (Icelandic Seal Centre) 를 꼭 들러 보세요. 박물관이자 관광 안내 센터인 이 곳에서는 아이슬란드의 다양한 물개 종류, 물개의 행동 습성, 북부 지역 어민들과 물개와의 관계 등 다양한 정보를 배울 수 있답니다.
가족들께는 아이슬란드 전통 민화에 대해 자세히 배울 기회도 될 거에요. 아이슬란드 현지 주민들의 전통과 신화에 물개들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답니다.
야생 동물에 대한 내용보다는 이곳 해변 지역을 고향으로 삼고 있는 주민들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이 있다면 호스포스 (Hofsós)를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기근을 피해 더 나은 삶을 찾아 캐나다와 미국 등 대서양 너머 서쪽으로 떠난 아이슬란드 인들의 극적인 이야기들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는 호프소스 수영장에서 푹 쉬면서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좋겠네요.
제 12일: 스나이펠스 반도와 스티키스홀뮈르
어느덧 12일째가 되었군요. 스나이펠스 (Snæfellsnes) 반도로 향할 예정입니다. 오늘 밤은 올라프스비크 (Ólafsvík) 또는 헬리산뒤르 (Hellissandur) 에서 캠핑할 예정이에요. 물론 밤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말이죠. 먼저 스나이펠스 반도의 자랑인 스나이펠스요쿨 (Snæfellsjökull) 빙하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잠들어 있는 성층 화산인 스나이펠스요쿨은 약 1,446m의 높이에 200m 깊이의 분화구를 갖고 있어요. 이 신비로운 산에 대한 전설들이 아주 많습니다. 어떤 전설에는 산 꼭대기의 빙하에 치유 효과가 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이곳이 지구 외의 지역으로 갈 수 있는 관문이라고도 하죠.
프랑스 공상 과학 소설가 쥘 베른의 지구속 여행에서 스나이펠스요쿨은 주인공 리덴브로크 교수가 지구 속으로 들어갈 때 사용한 입구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용감한 여행자여, 스나이펠스요쿨의 분화구로 내려가라. 그러면 지구의 중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 전설의 장소라고 할 수 있겠죠.
스나이펠스네스는 또한 다채롭고 맛있는 음식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스나이펠스의 다양한 천연 광천수도 마셔보고, 에르프스타디르 (Erpsstaðir) 유제품 공장에서 맛있는 아이스크림과 스퀴르 (Skyr) 과자도 드셔 보세요. 한편 브야르나르회픈 (Bjarnarhöfn) 상어 박물관에서는 그린랜드 상어의 재미있는 습성에 대해서도 배우고 아이슬란드 고유의 발효된 상어고기 별미를 어떻게 만드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바이킹 스시 어드벤처 (Viking Sushi Adventure)도 꼭 한번 들려보세요. 대서양에서 직접 잡은 신선한 관자 조개와 성게를 맛볼 수 있답니다. 신선한 해산물이 이보다 더 신선할 수가 없어요.
마지막으로 스티키스홀뮈르 (Stykkishólmur) (스나이펠스네스 반도의 가장 큰 마을)에 들러봅니다. 다양한 보트 투어 프로그램이 있어 경치가 아름다운 브레이다피오르드 (Breiðafjörður)로 갈 수 있어요. 이 피오르드 안에서 바라보면 사람이 살지 않는 아름다운 작은 섬들이 보입니다. 과거에는 수도원이나 교역소로 사용되었던 곳들이죠. 그 중 제일 큰 무인도가 바로 플래티 (Flatey) 섬입니다. 여름철에는 페리를 타고 방문할 수 있는 곳이죠. 아이슬란드 본 섬에서 벗어나 짧지만 기억할 만한 순간을 만들기에 좋은 섬이에요.
제 13일: 스나이펠스네스 반도와 바튼스헬리르 동굴
스나이펠스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아이슬란드의 동굴을 살펴보는 새로운 모험을 떠나보도록 할 게요. 아이슬란드는 수 천 여 개의 동굴, 크레바스(빙하의 틈)와 지하 터널들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체력이나 기술 수준에 구애 받지 않고 둘러볼 수 있는 동굴들이 참 많아요.
동굴 속으로 들어오면 아름다운 빛의 암석과 지하수 실개천, 석순들 사이를 걷거나, 기어가거나 때로는 등반을 하면서 지나가게 됩니다. 가이드는 역사적으로 재미있고 흥미로운 지형이 등장하면 투어 팀을 멈추고 설명을 해주죠. 예를 들면 고대의 양 뼈 화석이라거나 보기 드문 지하 동물 같은 것들을 설명해 줄 겁니다. 곧 여러분도 발 아래에 숨겨져 있던 지하 세계에 마음을 빼앗기게 될 거에요.
사진: Regína Hrönn Ragnarsdóttir.
스나이펠스네스 반도에서 투어하기에 가장 적합한 동굴은 바튼스헬리르 (Vatnshellir) 화산 동굴 입니다. 2011년부터 대중에게 공개가 되었고 아이슬란드의 동굴 대부분과 유사한 전형적인 화산 동굴이죠. 길이는 약 200m 정도인데 두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상부에는 용암 동굴 그 자체 내부와 주변에 생성된 다양한 모습의 용암 조각들이 있고, 반면 (최근에서야 발견된) 하부는 우울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갖고 있답니다.
이곳에서는 가이드가 잠시 앉아 헤드램프를 끄고 귀를 기울이라고 말할 거에요. 그 어느 곳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완전한 어둠을 느껴볼 수 있답니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텅빈 동굴에서 만드는 메아리만이 들리는, 오감이 완전 차단된 공백 상태를 느끼게 되죠. 한 순간이나마 여러분의 마음도 고요해 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동굴을 빠져나오면 얼굴에 와 닿는 햇살이 느껴진답니다 (적어도 아이슬란드의 신선한 공기를 느낄 거에요). 이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버려진 농가인 이트리 퉁가 (Ytri-Tunga)로 가보려고 해요. 물개 군락이 있어 유명한 해변이 있거든요. 회색 물개와 바다표범들이 한데 어우러져 파도 속에서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또는 우리처럼 화창한 날씨를 즐기며 해변에 누워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출처: 위키미디어. Creative Commons. 사진: Mateusz Wiodarczyk.
물개만이 아니더라도 스나이펠스네스 반도에는 볼 거리들이 참 많답니다. 랑가홀트 (Langaholt)의 황금빛 해변을 걸어보는 것도 매우 로맨틱한 일일 테고요, 어촌 마을 아르나르스타피 (Arnarstapi)의 항구를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아름다운 암석들과 북극 제비갈매기 군락지가 있는 곳이랍니다. 13일차인 오늘은 올라프스비크, 헬리산뒤르 또는 엘드보르그 (Eldborg) 에서 묵을 예정입니다
제 14일: 레이캬비크
이제 마지막 여정지인 수도 레이캬비크 (Reykjavik) 에 돌아오게 됩니다. 오늘은 라우가르달뤼르 (Laugardalur) 캠핑장에서 캠핑할 계획입니다.
스나이펠스네스에서 레이캬비크로 돌아오는 길에 유명한 중세 시인 스노리 스투를루손 (Snorri Sturluson)가 살았던 곳인 레이크홀트 (Reykholt)를 지나가게 될 거에요. 아이슬란드 최초의 의회 알싱기에서 의장을 두 번이나 연임했던 스누를루손은 아이슬란드 건국 초기에 예술, 시, 정치 분야에서 큰 공헌을 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아이슬란드 문화의 기틀을 세운 사람이기도 하죠. 레이크홀트에서는 그가 사용하던 목욕탕, 온천탕과 농가의 유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레이크홀트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는 흐라운포사르 (Hraunfossar) 폭포와 비드겔미르 (Víðgelmir) 동굴이 있답니다
- 참조 자료: 비드겔미르 동굴 투어
레이캬비크 외곽 지역으로 나가면 위성 마을인 모스펠리스베르 (Mosfellsbær) 가 있습니다. 글류프라스테인 (Gljúfrasteinn) 박물관을 지나가게 될 텐데요, 이곳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였던 할도르 락스네스 (Halldór Laxness) (1902-1998)가 살았던 곳입니다. 락스네스의 작품으로는 독립된 백성 (Independent People) 등이 있습니다.
전통 사가 문학을 제외하면 독립된 백성은 현대 아이슬란드 문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일 겁니다. 전국의 서점과 가정 집에서 찾아볼 수 있는 책이죠. 작가 락스네스는 등장인물들의 세계와 변화하는 문화를 세심한 관점으로 만들어 내어, 아이슬란드 국민 특성에 대한 내적 통찰이 담긴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가 작품활동을 하던 시기 이후에도 그의 집은 아름답게 잘 관리되어 왔고 지금은 박물관이 되어 그가 남긴 문학적 영향력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여행 도중 시간이 남을 때 한번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제 마지막으로 전 세계 최 북단에 위치한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도착했네요! 한 나라의 수도가 갖춰야 할 다양한 특성을 전부 갖춘 곳이 바로 레이캬비크입니다. 멋진 레스토랑, 극장, 박물관, 맛있는 길거리 음식, 수영장, 대형 아울렛과 몰, 바, 카페, 영화관, 공원과 콘서트 홀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죠. 캠핑 여행을 떠난 지 14일째 되는 오늘은 자연을 벗어나 도심을 즐기는 게 반가울 때이기도 하죠. 수영도 하고 멋진 옷도 (아직 남아있는 멋진 옷이 있다면요!) 갈아입고 레이캬비크의 거리를 걸어 봅시다.
레이캬비크에 도착하면 할 일들이 정말 많아요. 너무 할 게 많아서 놀라지 마세요! 아이슬란드 현지 상점을 들러 기념품도 사고, 따뜻한 울 소재 옷을 사는 것도 좋죠. 또한 101 주변에 위치한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도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일들이 물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국립 박물관 (National Museum)이나 실제 크기의 고래 뼈 모형을 전시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아이슬란드의 고래 (Whales of Iceland) 박물관, 또는 도시 내 3 곳의 장소에서 아이슬란드와 해외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레이캬비크 미술관 (Reykjavík Art Museum)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아우르바이야르사픈 (Árbæjarsafn) 야외 생활-역사 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죠. 1957년에 개장한 이 곳은 아이슬란드의 역사 초기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살아낸 초기 정착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박물관입니다.
제 15일: 출국
이제 긴 여행이 끝났네요. 캠핑카를 몰고 약 1300km의 거리를 누비며 아이슬란드가 자랑하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연 경관들을 감상했습니다. 혹시 출국 비행편 시간이 늦은 오후라면 유명 스파인 블루 라군 (Blue Lagoon) 에서 마지막 온천욕을 즐기는 것도 좋겠네요. 지금까지 아이슬란드의 다양한 천연 온천에서 휴식을 취했겠지만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온천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죠? 며칠 더 묵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 저희에게 연락 주세요. 일정 조정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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