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서 즐기는 스노모빌에 관한 기본 가이드

사진 출처: 10골든서클 및 스노모빌 수퍼지프 10시간 당일 투어 - 레이캬비크 이동편 포함

스노모빌의 역사

미네소타, 핀란드 또는 브리티쉬 컬럼비아(긴 겨울로 유명한 곳 몇 군데만 추려 봤어요) 출신이 아닌 분들은 스노모빌이 상당히 낯설게 느껴질 거에요. 라이트 형제들 덕분에 인류가 항공기를 개발한 것이 1903년인데, 이로부터 약 5년 후에 누군가가 극지방의 눈 덮인 빙판을 횡단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해 냈습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Boombardier.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무편집본

프랑스 캐나다인인 발명가 조제프 아르망 봉바르디에(Joseph-Armand Bombardier)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그는 30년대 중반에 7명이 탑승 가능한 B7 스노모빌을 처음으로 판매했습니다. 초창기의 스노모빌은 날렵하고 재빠른 현재의 모습과는 달리 증기기관차에 가까운 거대한 기계였다고 하네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봉바르디에는 레저 시장을 겨냥하여 2인용 소형 스노모빌을 개발하였습니다. 그의 스노모빌 사업은 천천히 성공하여 60년대 봉바르디에의 사망 시점에는 북미전역에서 수 천대가 팔릴 정도였습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Boombardier.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무편집본

그 이후 레저용 스노모빌은 겨울 스포츠의 진정한 거인으로 성장했죠.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스릴 넘치는 겨울 운동을 찾는 이들이 설원 위 자연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날씨와 기후만 적합하다면 미국에서부터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스노모빌을 즐기고 있어요. 아이슬란드도 예외가 아니죠. 거대한 빙하와 눈덮인 평원이 있기에 스노모빌을 처음 경험해보는 분들에게나 프로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스노모빌 문화

사진: 랑요쿨 빙하 위에서 진행되는 익스프레스 스노모빌 투어 - 8시간, 레이캬비크 이동편 포함

스노모빌과 관련된 다양한 전문용어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처음 시도하는 분들은 조금 알아듣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레저용 스노모빌을 타는 것은 ‘트레일 라이딩’이라고 부릅니다. 프리스타일 또는 스노우 크로스 두 가지 종류가 있죠. 스노모빌 유형의 스펙트럼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분도킹(Boondocking),’ ‘그래스 드래그(Grass drags),’ ‘디치 뱅잉(Ditch banging)’과 같은 용어도 사용됩니다.

눈과 먼지를 통칭해서 부르는 용어는 스너트(Snirt)라고 하는데요, 딱 들으면 예상이 되지요? 스노모빌 자체는 ‘슬레드 헤드(Sled Head)’라고 불립니다. 누구와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스노모빌 기계 자체를 부르는 용어도 다양해요. ‘스키두(Ski-doo)’, ‘머스타드 버킷(Mustard bucket),’ ‘바나나(Banana)’등 다양한 명칭이 있습니다. 스노모빌이 고장 난 친구를 내 스노모빌에 태워서 집으로 바래다 주는 것은 ‘브로크백 라이딩(Brokeback riding)’이라고 부르죠. 이런 식으로 다양한 명칭이 있고 갈수록 어떤 뜻인지 추측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조금 어렵게 들리나요?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엔진 밑으로 퍼지는 하얀 눈을 가르며 상쾌한 찬 공기 속을 달리는 데는 어려운 용어가 필요 없으니까요. 스노모빌을 타면 명상을 하며 느끼는 고요함과 평온함, 다른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은 순전한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명상기쁨(Medhilirating)’이란 용어를 개발해 냈어요.)

아이슬란드의 스노모빌 가이드들은 친절하고 유쾌하며 숙련된 경험자들입니다. 가이드들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스노모빌을 즐기며 자라온 사람들이고, 그 경험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죠. 해당 지형에 대한 다양한 경험, 최고의 트레일과 위험상황에 대해 본능적인 지식을 갖추게 되기 때문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가이드들이 기본적인 운전법부터 중요한 안전 주의사항까지 스노모빌에 대한 기본 지식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죠. 그러니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아이슬란드의 스노모빌들은 동력이 세긴 하지만 초보자들에게 적합한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초보자들이 운전하기에도 매우 쉬워요. 이것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한 손은 브레이크에, 한 손은 쓰로틀에”. 그 외 나머지는 직관적으로 알게 될 겁니다. 참,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사진 제공:  Svanhildur Sif Halldórsdóttir 

아이슬란드의 스노모빌은 기타 지역의 레저용 썰매 평균보다 더 강력한 동력으로 구동됩니다. 시속 70km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죠. 쓰로틀을 조금만 당겨도 스노모빌이 덜컹거릴 수 있어요. 너무 놀라지 마시길 바랍니다. 힘이 아주 센 말 위에 올라탔다고 생각하고 잘 조절하면 됩니다.

빠른 속도로 미끄러져 가는 건 권장하거나 칭찬할 만한 일이 아닙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게 즐겁기는 하지만 여러분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속도로 조심하면서 스노모빌을 운전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산에서 눈보라가 불어오면 가이드가 투어 팀에게 속도를 줄이라고 하거나 투어 자체를 취소할 수도 있습니다. 여타의 익스트림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사진:  미르달스요쿨 빙하에서 진행되는 신나는 2시간 빙하 스노모빌 투어, 솔헤이마요쿨 이동편

스노모빌을 탈 때 관광객들에게 ‘방어 운전’을 하라는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이 말은 잠재적인 위험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고 스노모빌과 주변 환경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라는 의미죠. 아래와 같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항상 주의해 주세요.

• 얇은 얼음

• 개방된 수역

• 다가오는 스노모빌

• 예상치 못한 눈 속 장애물

• 도로 교차로

• 예상치 못한 코너 및 정지 지점

• 다른 트레일 사용자

• 트레일의 나무와 나뭇가지

• 야생동물

• 다리 및 접근로

• 눈보라

스노모빌을 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믿는 것과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기본 특징을 갖출 때 진정한 자유를 즐길 수 있고, 스노모빌과 이 스포츠가 가진 진정한 잠재력을 눈 앞에 펼쳐진 트레일처럼 명확하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스노모빌을 즐기고 있죠.

스노모빌의 전제조건 및 기기

기타 익스트림 스포츠 활동과 마찬가지로, 스노모빌을 경험할 때에도 사용하는 기기에 대해 기본적인 사용법을 잘 알아두는 게 꼭 필요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주로 이용하는 스노모빌은 1인용 또는 2인용입니다. 즉, 여러분이 직접 운전을 할 수도 있고 조수석에 탈 수도 있다는 뜻이죠. 스노모빌을 운전하려면 최소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국제 운전 면허증을 보유해야 합니다. 조수석에 타려면 16세 이상이어야 합니다(회사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르니 여행사로 사전에 문의해 주세요). 스노모빌 투어 전 음주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음주 후 스노모빌 운전이야 말로 사망 사고의 제1원인이거든요. 

사진 제공: 10시간 수퍼지프 및 얼음동굴 투어

의복의 경우 가이드가 겨울용 방수 오버올(대부분 폴리에스테르 원단의 멜빵바지)과 두꺼운 장갑, 방한모와 (놀라지 마세요) 헬멧을 제공할 겁니다. 관광객은 따뜻한 옷, 튼튼한 하이킹용 신발, 카메라와 점심 도시락(빙하 위에는 음식 파는 데가 없거든요)을 준비해 오면 됩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스노모빌 투어를 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인가요?

표면의 11%가 빙하로 덮여 있고 일 년 내내 눈이 덮여 있는 아이슬란드에는 스노모빌 투어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소가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곳곳에서 놀라운 자연에 둘러싸여 짜릿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랑요쿨

사진 출처: 빙하 위 스노모빌 및 시크릿라군 온천욕, 10시간 진행되는 수퍼지프 및 얼음동굴 투어

아이슬란드어로 긴 빙하라는 뜻의 랑요쿨(Langjökull)은 아이슬란드에서 바트나요쿨(Vatnajökull)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빙하입니다. 서부 아이슬란드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무려 953 스퀘어 킬로미터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죠. 랑요쿨의 얼음층은 다른 빙하보다 상당히 두꺼워서 최대 500m에 달합니다. 이 두꺼운 얼음 층 밑에는 두 개 이상의 화산 칼데라가 존재하고 있죠. 칼데라란 과거 화산의 내부 붕괴로 인해 생긴 분화구를 의미합니다. 랑요쿨 주변 지역의 화산활동은 기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잠잠한 편이어서 지난 10,000년 동안 32번 밖에 분출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랑요쿨에서 스노모빌을 즐긴다면 장엄한 자연 환경에 압도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가세요. 대부분이 랑요쿨의 위풍 당당한 모습에 놀라고 만답니다. 눈가루가 쌓인 경사진 설원과 튀어나온 얼음 계곡 사이에서 스노모빌을 타는 이들은 끝없이 펼쳐진 흰 눈 밭을 빠르게 질주하는 빨간색 폴리에스테르 옷을 입은 점처럼 보일 뿐이죠.

랑요쿨의 스노모빌 베이스 캠프까지 오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만 슈퍼 지프 투어 또는 숙련된 드라이버가 레이캬비크에서 랑요쿨까지 데려다 줄 수도 있고, 랑요쿨 빙하가 골든 서클과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골든 서클 투어를 마친 후 굴포스(Gullfoss) 폭포에서 바로 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랑요쿨에서의 스노모빌 투어와 싱벨리르(Þingvellir) 국립공원 내 실프라 협곡에서 스노쿨링 투어, 또는 골든 서클 투어(굴포스 폭포, 게이시르와 싱벨리르 포함)를 함께 묶어서 진행하는 게 상당히 흔합니다. 

• 골든서클, 빙하위 스노모빌 투어도 참조해 주세요.

미르달스요쿨 

사진 제공: 미르달스요쿨 빙하위 스노모빌 투어

미르달스요쿨(Mýrdalsjökull)은 아이슬란드 최 남단에 위치한 빙하이자 네 번째로 큰 규모의 빙하입니다. 카틀라(Katla) 화산으로 생성된 10km 폭의 칼데라 위로 250m 두께의 얼음층이 자리잡고 있죠. 랑요쿨 주변과 밑의 가벼운 화산 활동과는 반대로, 카틀라 화산의 활동은 “매우 활발” 하게 진행 중입니다. 13-95년마다 한번씩 화산 분출이 일어나곤 하죠. 930년 이후 16번이나 화산 폭발이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고, 가장 최근 화산 분출은 1955년, 1999년과 2011년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빙하 표면을 부수지는 못했어요.)

본 빙하의 동쪽에 위치한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Eyjafjallajökull) 화산의 2010년 분출 이후 과학자들은 상시 지질 활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전 아이슬란드 대통령 올라퓌르 그림손(Ólafur Grímsson)은 이렇게 말한 바 있죠. “카틀라 화산의 분출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스노모빌을 타러 간다면 더욱 스릴이 넘치겠지요? 이 보다 더 짜릿하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환경이 어디 있겠어요.

아이슬란드 최북단의 도시인 아퀴레이리(Akureyri)에서도 스노모빌을 즐길 수 있습니다. 빙하 위 설원 대신 해수면 위 500m 고지대에 위치한 수뤼미라르(Súlumýrar) 평원에서 타게 되죠. 글레라르달뤼르(Glerárdalur) 계곡과 홀마르니르(Hólmarnir)(올마르, The Holmar)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눈이 이 지역을 포근히 덮고 있어 스노모빌로 눈보라를 일으키기 위해 준비된 텅 빈 도화지 같은 느낌을 줍니다. 수뤼미라르는 남부 스노모빌 체험지 보다 더 평평하고 개방된 공간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스노모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낮은 언덕들이 있어 점프를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스노모빌 용어로는 ‘공기 잡기(catching air)라고도 하죠. 다만 운전자 본인의 능력과 스노모빌 스포츠의 위험성을 잘 알고 주의해야 해요. 

아퀴레이리는 환상적으로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갖춘 작은 도시입니다. 아이슬란드 북쪽을 여행 중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죠. 레이캬비크에 비하면 아주 조용한 곳이지만, 방문할 만한 곳들이 제법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하우스, 아퀴레이리 식물원, 아퀴레이리 박물관, 그리고 이 도시의 실질적인 상징과도 같은 루터교 교회 아퀴레이라키르캬(Akureyrarkirkja)를 꼭 한번 들러 보세요.

스노모빌 체험 및 아퀴레이리 관광 후에도 아직 힘이 남아있다면, 북부 해안에서 고래 및 돌고래 관찰 투어에 참여하거나 그림시(Grimsey) 섬으로의 짧은 보트 여행을 권하고 싶네요.

• 더 보기: 아퀴레이리 고래 관측

트뢸라스카기 “트롤의 반도”

아이슬란드어로 “트롤의 반도”라는 뜻의 트뢸라스카기(Tröllaskagi)는 아이슬란드에서 스노모빌을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하루 온종일 스노모빌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기도 하죠. 산악스키 활강코스로 유명한 트뢸라스카기는 지형이 험준하고 높은 산악 지형을 자랑합니다. 스카가피오르드(Skagafjörður)와 에이야피외르뒤르(Eyjafjörður) 피요르드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가장 가까운 도시로는 달빅(Dalvík)이 있죠.

봄에는 백야가 있어 스노모빌을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반면 겨울에는 북극광 오로라가 슬로프를 비춰줍니다. 이 지역의 지형 자체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죠. 깊은 협곡, 눈발이 날리는 계곡과 넓게 펼쳐진 평원도 있습니다. 다양한 아이슬란드 동식물, 돌 기둥들과 새 관측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트뢸라스카기만의 독특한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설원 위를 질주할 준비 되셨나요?

아이슬란드에서 전문 스노모빌 운전자들에게 스노모빌을 즐길 만한 곳은 문자 그대로 수백 곳이 넘습니다. 한편 스노모빌을 처음 타보고 싶어서 아이슬란드에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빙하 위 스노모빌 투어야 말로 특별한 경험이 될 겁니다.

스노모빌만큼 아이슬란드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감상하면서 스릴과 속도를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는 드물 거라 생각해요. 자, 그럼 여러분, 스노모빌 탈 준비 되셨나요? 

사진 제공: 골든서클, 남부해안, 스노모빌, 빙하 하이킹 4일투어